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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청석

청주시 흥덕구 건축과 주무관

'풀(Fool)'은 어리석은 사람 혹은 어이없는 사람으로 번역되는데, 여기에 'Proof'를 더해 재밌는 용어가 만들어진다. 'Fool Proof'는 공장 등 산업계에서 기계의 위험성 등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라도 어떤 조작을 실수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라는 산업안전 용어다.

한 예로 ATM 기기에서 카드를 뽑아야만 돈이 나오도록 하는 것은 실수를 하더라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함이다. 또한 이러한 예방 시스템으로 때로는 불편할 수 있지만 요사이 인터넷상으로 대금 결제 등에 보안이 철저하게 운영되는 것과 같은 원리임을 볼 수 있다. 의도적으로 '불편하게 만들' 목적은 아니지만 품질 문제나 안전 등이 사전에 지켜질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으로 고장이나 품질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수 방지를 위해 불편함을 의도적으로 줘 기업의 신뢰성을 향상시키는 이런 방법은 금융권에서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업무에서는 민원인들의 요구가 늘 순수하고 합법적인 것만 있지 않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부정한 요구가 법을 정말 모르기 때문이라면 법에 정해져 있는 사항임을 알려드리면 되지만,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법을 악용하는 사람이라면 부정한 요구를 들어줄 수은 없는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정청탁의 유혹은 여전히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인허가가 주 업무인 건축과에서는 정기적으로 청렴교육을 시행해 '거절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하지만 "고맙습니다만 마음만 받겠습니다"와 같은 거절의 뉘앙스는 어찌 됐든 긍정적이지 않다. 거절당한 사람이나 거절을 하는 사람에게 불편한 상황을 연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 다가올지 모르는 부패한 생각과 행동을 거절하려는 노력과 인내가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 스스로 부정한 생각이 들거나 타인에게 부정한 요구를 받게 됐을 때, 이로부터 불편하지만 유연하게 거절하는 습관이 생활화돼야 한다.

우리 사회의 현안 중 하나는 청렴이다. 내 주변 가까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사례에서 '거절'은, 불편하지만 실수하지 않도록 하는 공직사회의 'Fool proof'이다. 어느 순간 다가올지 모르는 부정청탁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이다. 공직자에게 다가오는 부정한 요구를 거절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거절이고 동시에 공직사회를 조금 더 깨끗하게 만드는 것임이 분명하다.

공직자의 신분에서의 거절은 편함이라는 달콤함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뉘우치게 하는 장치가 될 것이며, 이런 과정을 통해 나의 불편함이 곧 청렴한 사회를 살아갈 시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편안함이 될 것임을 잊지 않고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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