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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5.27 17:49:49
  • 최종수정2019.05.27 17:49:49

자영스님

자연음식요리가, 화림전통음식연구원장

유튜브가 대세인 요즈음, 식물과 꽃에 대한 개인방송이 많아졌다. 한의사, 약초 깨는 이들을 비롯해 여러 사람이 봄나물을 소개하고 있다. 어수리는 모두 다 "임금님 수라상에 오른 음식"이라 알려질 만큼 귀한 나물이라 소개했다.

맛과 향 그리고 약효까지 삼박자를 갖춘 왕의 나물, 어수리는 약초꾼들 사이에서는 삼(蔘)중에 왕인 '왕삼'으로 불린다. 취나물이나 참나물 향을 즐기는 분들이 많지만, 약간 당귀 향이 나는 것 같으면서도 씹다 보면 입안에서 취나물 향이 퍼지는 어수리야말로 향을 먹는 산나물이다.

수라상 음식과는 다르게 어수리(御水刺)는 조선시대 비운의 왕 '단종의 나물'로 불린다. 15세기 중엽 강원도 영월의 속설에는 "조선 6대 단종이 정순왕후 송씨를 그리워하며 즐겼던 나물"이라 전한다. 또 "어수리나물의 향이 정순왕후의 분향을 연상케 하였다"고 했다. 1457년경 영월 청령포에 유배된 단종에게 백성들이 '왕에게 바친 나물'이라 붙여진 이름으로 단종애사와 영월의 나물로도 불린다.

어린순을 데쳐서 먹는 어수리는 한방에서 뿌리를 만주독활(滿洲獨活)ㆍ우미독활(牛尾獨活)이라 하여 약재로 사용하는데, 성질은 따뜻하며 맛은 달고 맵다. 중풍․신경통․요통․두통․해혈․진정․진통․미용 등의 약재로 사용했다. 어수리와 독활은 엄연히 다른 식물인데, 옛날부터 식물을 분리하기 힘들어 비슷한 식물을 모두 함께 '독활'이라는 약으로 사용해서 어수리도 포함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어수리를 독활과 구분해서 '개독활'이라 한다.

1989년에 출간된《향약대사전》과 1998년의《중약본초학》에는 백지의 기원식물로 기재됐다. 백지는 향기가 청결하여 '백(白)'이라 하며, 모양이 제멋대로 생기지 않고 스스로 수양을 잘해서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르러 그쳤다[止] 하여 '지'라 하는데, 어수리 잎은 세 잎으로 퍼져나가 한 잎마다 다시 두 잎이나 세 잎 모양으로 봉긋 올라오는 모습이 마치 수행승처럼 보여서 붙인 이름이다.

식용ㆍ약용ㆍ관상용으로 이용하는 어수리는 독활(獨活)의 이름으로 보면, 기원전후 진한시대의《신농본초경》에 처음 나온다. 480년 양나라 때 도홍경의《명의별록》에는 독요초(獨搖草), 명나라 이시진의《본초강목》에는 장생초(長生草)라 했다. 그밖에도 호강사자, 호왕사자, 따두릅, 뫼두릅, 멧두릅, 토당귀, 땅두릅나물, 풀두릅, 인삼나무 껍질 등으로 불렀다.

"바람에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독활은 멧두릅ㆍ땅두릅이라 하는데, 땅두릅과 비슷한 발음으로 땃두릅이라 불리지만 땃두릅나무와는 다른 종류다. 이두 문자로 '호경초(虎驚草)'인 독활은 1433년에 편찬된《향약집성방》에 '지두을호읍(地頭乙戶邑)'이라 기록했다. 그 뒤 한글로 표기되다가 1931년 간행된《선한약물학》에 묏둘흡·묏돌흡이라 했다.

독활 또는 어수리에 대해 허준이 1610년에 지은《동의보감》에는 20여 곳에 언급됐다. <내경편> 권4에는 "늙은이 변비에 좋다"고 기록했다. 독특한 향과 함께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채식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흔히 '도깨비가 좋아하는 나물'로도 알려진 어수리는 경북 봉화의 방언으로 은어리, 경북 영양과 청송에서는 '어너리'라 하는데 경상도식 발음 때문에 생겨난 사투리다. 지역에 따라 어느리, 여느리, 으너리, 에누리 등으로 부른다. 1960년대 이후, 영남 내륙지방의 아낙네들이 산나물을 뜯으면서 불렀던 민요 가락에는 "으너리야 더너리야 모시딱지 쇠딱지야 고두설기 시설기야 밤나물아 참나물아 어딨노· 고마 내 눈에 비뿌라"라며, 으너리(어수리)와 더너리(더덕)는 고마(당장) 내 눈에 비뿌라(보여라)며 주문처럼 불렀다고 한다.

키 큰 나무가 잘리고 햇볕이 적당히 드는 곳에 터를 잡은 어수리는 떫은맛이 없어서 데친 뒤 잠깐 우려내면 씹는 느낌과 맛이 산뜻하다. 봄에 뜯은 어수리는 쌈채와 나물로 먹고 겨울에는 묵나물, 장아찌로 먹는다. 다른 산나물보다 식이섬유는 4.2배, 칼슘은 15.7배나 높아 건강식품으로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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