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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5.23 18:00:43
  • 최종수정2019.05.23 18:00:43

송병화

고명재활의학과 원장

얼마 전 통계청은 올해부터 우리나라 인구의 자연 감소가 시작되었다고 발표했다. 인구통계학적으로 사망자 수보다 출생자 수가 적어지는 것을 말하는데,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주축이었던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시점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지만 통계학자들의 예상보다도 그 속도가 빨라 우리를 당혹스럽게 한다. 또한 올겨울 수능을 치를 전국의 고3 수험생 수도 전년대비 약 6만여 명이 줄고, 매년 학교를 입학하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제 개편이나 교사 수급 체계 등 교육 당국 역시 인구 감소에 대한 대책에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1970년대 추진한 가족계획 산아 제한 정책의 성공적 결실(·)이라고 하기엔 눈앞에 펼쳐진 결과들이 처참할 정도다. 꾸준히 낮아지는 결혼률과 신혼부부들의 출산 기피 현상은 나날이 힘들어지는 초·중·고 자녀들의 입시 과열과 사교육 폐해,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그들의 앞을 가로막는 청년실업 문제를 생각할 때 결코 무관한 일이 아니며, 인구 감소 문제가 지금까지의 단순한 출산 장려책만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난제(難題)가 되어버렸을는지도 모를 일이다.

인구 감소와 더불어 저성장 국면으로의 전환, 제조업의 쇠퇴, 노사갈등 등의 문제는 더 이상 새로운 이슈가 되지 못하는 우리 사회 문제의 단골 메뉴가 된지 오래다.

여기에 나라밖 상황은 더욱 심각해 보인다. 차세대 성장 동력에 관한 리더십의 부재에 더해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북핵 문제, 이란을 중심으로 한 중동 정세의 불안정과 그에 따른 국제 유가 변동성 악화, 급등하기 시작한 원·달러 환율 및 미·중 무역전쟁 심화 등이 우리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절치부심(切齒腐心) 해도 시원찮을 판국에 국내외 여건은 지속하여 좋지 않은 쪽으로 흘러가고, 머잖은 미래에 펼쳐질 민족중흥의 호기가 우리 한반도를 또다시 외면하지는 않을까 마음만 조급해진다.

1890년 한국 주재 프랑스 공사관에서 서기관으로 있었던 프랑스인 모리스 쿠랑(Maurice Courant(1865-1935))의 저서 <조선서지>를 정기수 교수께서 번역하여 발간한 <조선서지학서론> 결론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한국 정신의 명석함은 아름다운 서적의 인쇄,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자모의 완성, 최초로 착안하기에 이른 활자, 이런 것들에 나타나 있는데... (중략)... 만약에 여기서의 사정이 유럽의 그것과 비슷했더라면, 한국의 사상과 발명은 주변의 모든 나라들을 뒤흔들어 놓았을 것이다. 그러나 민족적인 자만심과 국가관에 의해 쌓아 올린 장벽은 더 높았으며, 과거의 존중이 정체를 강요하고 있었다. 강대한 두 이웃 나라 사이에 끼어, 교통이 어려운 가난한 나라 한국은 특히 수 세기 이래, 외국과 관계하여 약탈과 정복밖에 당하지 않았다. 한국은 자국 내에서만 살았고, 그의 발명력은 국경을 넘지 못하였으며, 국내에서 옹색하게 지내온 그의 고도의 사상은 갈등의 씨가 되어, 한국은 여러 당파로 찢어졌으며, 이러한 분열은 일체의 사회적 진보를 정지시켰다. 그리하여 현재의 이 서글픈 상태가 이해된다. 이 민족이 받은 천부의 재능은 이렇게 이 민족 자체를 배반하였으니, 그는 그의 운명의 냉혹함에 구속되어, 그의 재질과 천분을 발휘하지 못하였다.'

19세기 말, 한 서양인의 눈을 통해 바라본 당시 조선의 답답했던 상황이 우리가 살고 있는 2019년 대한민국의 현실에 상당부분 오버래핑 되고 있음에 우리는 서글퍼하고 있는가· 앞으로 우리 자손들에게 넘겨줄 민족적 미래를 지금 과연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한 번쯤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하지는 않을까· 어리석고 안타까웠던 과거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명실상부 선진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면전에 다가온 천재일우(千載一遇)의 시대적 물줄기를 이번만큼은 우리 쪽으로 끌어오는데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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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