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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5.08 16:37:11
  • 최종수정2019.05.08 16:37:11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맹무백(孟武伯)이 스승 공자에게 물었다. '스승이시여 도대체 효가 무엇입니까· 공자는 대답했다. '부모는 네가 아프지 않는 것이다' 제자는 이 뜻을 금방 알아차리지는 못했다.

맹무백은 몸이 건강치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공자는 '네가 건강해지는 것이 부모를 기쁘게 하는 것이며 그게 바로 효'라고 정의 한 것이다.

불가에 '부모은중경'이 있다. 부모의 한량없는 은혜를 기록한 경전인데 오히려 유가에서 중시했다. 유가에서 최고 이상은 '인(仁)'이다. 인의 최고 실천 덕목을 '효'에 둔 때문이다.

이 경에는 기막힌 기록이 나온다. '어머니가 아이를 낳을 때는 3말 8되의 응혈(凝血)을 흘리고, 8섬 4말의 혈유(血乳)를 먹인다'고 하였다. 부모의 은덕을 생각하면 자식은 아버지를 왼쪽 어깨에, 어머니를 오른쪽 어깨에 업고 수미산(須彌山)을 백천번 돌더라도 그 은혜를 갚을 수 없다고 설하였다.

수미산은 불교의 우주관에서 나온 상상의 산이다. 수미산을 구산(九山)과 팔해(八海)가 둘러싸고 있다고 한다. 이 수미산의 하계(下界)에는 지옥이 있으며 가장 낮은 곳에는 인간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조선 영조가 붕어하고 정조가 왕위에 오르자 조정은 잔뜩 긴장하고 말았다. 정조는 용상에 오른 날 생부인 사도세자를 존호를 승격시킨다. 사도세자를 축출했던 세력들은 숨을 죽이고 있었다. 정조는 단호하게 말했다.

'사도세자는 과인의 아비이니라.'

효자 정조는 매년 수원에 있는 부친의 능을 눈물로 참배했다. 어느 해는 두 번씩이나 행차 했다. 뒤주에 갇혀 운명한 부친에 대한 가여움과 한이 컸기 때문이다.

정조는 수원에서 도화서 화원 김홍도를 불렀다. 그리고 어명을 내려 부모은중경에 나오는 삽도를 그릴 것을 주문했다. 정조 때 수원 용주사에서 간행 된 부모은중경이 출간 된 배경이다. 역대 어느 경전 보다 김홍도의 삽도가 훌륭하다.

효자라면 삼대 악성 중 한 분인 난계 박연이 특출하다. 난계가 어린 시절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어린 소년은 3년 동안 모친의 여막을 지키면서 호곡했다. 영동 심천 고당리에 내려오는 설화에는 소년이 움막을 지킬 때 호랑이가 이를 지켜 주었다고 한다. 소년의 나이 19세가 될 때 태종은 감동하여 정문을 내렸다.

태종 때 최유경은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去龍仁)'이라는 유명한 말을 지어낸 장본인이다. 그는 만년에 충북 진천군 초평면 죽정마을로 내려와 '죽정(竹亭)'이라 자호(自號)하며 여생을 보냈다. 죽은 후 그의 아들들에 의해 경기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에 묻혔다. 최유경은 효자였으며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에 본인과 아들 최사흥의 정려가 있다.

날로 인정이 메마르고 부모에 대한 효심도 사라지는 세상, 효도(孝道) 충북을 알린 의로운 효심이 숙연케 한다. 지난 월초 혼자 사는 외할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집을 찾았던 20대 손자가 불이 나자 먼저 대피시킨 뒤 불을 끄려다 숨졌다. 김씨는 3년 전 지병으로 외할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일주일에 4~5번씩 외할아버지 집을 찾아와 저녁 식사를 하거나 함께 잤다고 한다. 착하고 모범적인 청년의 희생이 안타깝다.

어제가 어버이날. 예부터 부모를 기쁘게 해 드리는 것이 진정한 효라고 했다. 한량없는 은혜를 생각하는 5월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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