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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엊그제가 어린이날이었고 내일이 어버이날입니다. 오월을 가정의 달이라 하고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들어있는 한주(週)를 가정주간이라 하는데 부모가 계시고, 자녀를 키우는 30~50대 세대들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다니는 어린자녀를 키우면 어린이날 무슨 선물을 해주고 어떻게 놀아 줄까·를 걱정해야 하고, 대부분 부모와 떨어져 살지만 어버이날이 되면 맛있는 식사대접을 해드리고 용돈이라도 드리려면 마음에 걱정이 앞설 것입니다.

친부모는 물론 처가부모님들도 신경을 써야하니 허리가 휜다는 말이 실감이 나는 가정주간입니다. 사실은 생각을 달리하면 어린 시절 부모님이 키워주신 사랑을 되갚는 것이고, 지금 아이들에게 베푸는 사랑을 노년이 되면 자식들에게 받을 것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습니다. 어쨌든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아래 위를 공경하고 사랑하느라 힘들 것이라는 생각은 지울 수 없습니다.

필자의 자녀와 조카들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되면 이 두 행사를 묶어서 온 가족이 모여서 식사를 하며 화목을 다져오다가 가끔씩 휴양림의 방을 빌려서 1박 2일 가족행사를 하며 친척의 정을 나누고 화합을 다져오고 있습니다.

올해는 괴산군에서 아름답게 가꾼 성불산 산림휴양단지 안에 있는 한옥체험관에서 30여명의 온 가족이 모여 1박을 하며 가족의 따뜻한 정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아들딸과 4촌까지 모임을 만들어 매월 회비를 모아 계곡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오거나 겨울엔 스키장에 모여 설경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 대견스럽습니다.

이런 모임이 없다면 친척의 정도 멀어지고 우리 전통의 아름다운 가족제도가 허물어져 가고 있는데 정말로 좋은 모임을 갖고 있어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과 어린 증손자들의 재롱을 보고 함박웃음을 웃으시던 구순을 넘기신 노모께서는 건강이 안 좋으셔서 올해는 가족행사에 참석을 못하시고 요양원에 계시니까 마음이 아프고 허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집안에 어르신 한분이 계셔야 구심점 역할을 하는데 얼마나 우리 곁에 계실지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어버이날이 다가오니 전에 읽었던 글이 떠오릅니다. 시골에 사시는 어느 노부부가 어버이날이 되어 이웃집엔 자가용이 드나드는 것을 보고, 혹시 도시에 사는 자식들이 찾아 올까하는 마음으로 동구 밖에 나와 앉아 기다려도 자식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고추 모를 심으려다 어버이날이니까 하루 쉬자며 아침밥을 먹고 있는데 소아마비로 몸이 불편한 딸과 사위가 아버지가 좋아하는 쑥버무리를 쪄서 따뜻할 때 드시라고 가져왔습니다.

옛 말씀에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지요. 잘 된 자식들은 시간을 못 내서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고 용돈만 부쳐온다고 합니다. 부모님은 자식얼굴을 직접보고 귀여운 손자를 안아줄 때가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데 말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식이 용돈을 줘도 못쓰고 그 돈을 모아 두었다가 손자들 용돈으로 쥐어주는 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주자 십회훈(十悔訓)에도 '不孝父母 死後悔'가 으뜸 이듯 부모님 살아생전에 효도하지 아니하면 돌아가신 후에 후회한다고 했지요. 부모님은 기다려주지 않아요. 살아생전 잘 모셔야 그것이 효도입니다. 어버이날이 되어 딸네 가족이 찾아오면 반갑지만 사위에겐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아들 두신 부모님 마음이 서운하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만약 지구가 멸망하게 되어 지구를 떠나 가야할 때 지구에서 갖고 갈 것은 오로지 딱 하나 그것은 한국의 효도(孝道)문화다." 라고 토인비가 한말이 떠오르는 어버이날 전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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