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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문

(주)메모리얼 대표이사

소나무가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이루는 한 부분이라는 데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소나무는 100대 민족문화상징의 13번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선정이유를 보면 "한반도 식생의 상징, 소나무문화라 지칭할 만한 다양한 문화들"이라고 되어있다.

소나무 하면 떠올리는 것 중의 하나가 충청북도 보은군 내속리면 상판리의 정이품송이다. 1962년에 천연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된 정이품송은 높이 약 15m인 노거수로 수령은 500∼600년으로 추정된다. 세조가 이 소나무 아래를 지나갈 때 가지를 위로 들어 지나가게 해준 공로를 인정하여 정이품의 벼슬을 하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정이품송의 천연기념물 지정배경을 보면 나무의 모양이 매우 아름답고 크고 오래되어 생물학 및 생물유전자원으로서의 가치가 크며 임금을 섬기는 시대상이 잘 전해지는 전설을 가지고 있어 문화적 가치가 크기 때문임을 밝히고 있다.

개인적으로 정이품송의 아름다운 수형을 좋아하는데 오랜 시간 여러 악재로 예전의 모습은 간데없지만 여전히 당당한 직관목의 위엄은 인위적으로 휘어지고 비틀려진 소나무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최근에 정이품송의 자목생산 및 판매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근본적으로 소멸할 것으로 보이는 천연기념물을 어떻게 보전하고 활용할 것인가와 혈통인증 된 자목에 대한 인식의 차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전과 활용측면에서 보전의 대상인 정이품송의 보전우선 정책은 필요하다고 생각되지만, 정이품송의 자목은 지역자원의 활용을 통한 지역자산의 증대라는 차원에서 합리적인 길을 열어주는 것이 어떨까 싶다· 언젠가 소멸될 수밖에 없는 정이품송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상징성과 자원가치를 지속시키는 일련의 대안들이 필요하며 그러한 대안의 실현을 위하여 다양한 자목의 생산과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희귀식물인 공룡소나무를 배양하여 전 세계로 판매하고 판매금액의 일부를 공룡소나무의 서식지 보전사업 등 환경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는 호주의 사례를 유심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정이품송의 자목과 관련하여 일단 정이품송의 복제는 인공배양 또는 삽목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성공한 사례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복제와 유사한 방법으로 접목은 가능한 것으로 나와 있다. 정이품송의 자목인증과 관련하여 유전분석을 통한 혈통인증은 가계도 작성 등에 중요하지만 모계부계여부의 중요성은 개별적인 문제로 판단된다. 참고로 2004년 국립산림과학원은 정이품송을 부계로 하여 96본의 자목을 친자로 확인한 바 있다.

정이품송의 자목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던 식물유전분석기술을 통한 혈통인증서는 상징적인 가치로써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정이품송의 어떤 자목이라도 정이품송의 수려한 자태를 똑같이 닮을 것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면 수백년의 이야기를 담고 고고한 자태를 뽐내던 정이품송의 기억과 가계정보를 혈통인증서와 자목에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단순하게 자목을 파는 것 이상의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어야하고 대부분의 스토리텔링이 그렇듯이 오랫동안 유지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할 것이다.

정이품송은 보전대상인 천연기념물로서의 가치도 있지만 활용대상인 지역자원으로서 가치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정이품송은 "역사(歷史)와 아름다움(美) 그리고 우리민족의 정체성(象徵)"을 담은 대표적 소나무이지만 단순 관람과 보호의 대상으로 관리되어 그 가치의 다양한 발현에 대하여는 매우 미흡한 상황인 것이 사실이다.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각각 다르듯 사물에 대한 호불호와 가치판단도 다양한 것이 당연한 것이다. 최근의 이슈는 하루하루 늙어가는 정이품송을 고려할 때 시의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의견에 대한 귀결이 정이품송과 지역사회 모두에게 긍정적인 것으로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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