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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지금부터 450년 전인 1569년 음력 3월 4일 따뜻한 봄날에 퇴계 선생은 69세의 연세로 벼슬에서 은퇴하여 마지막 800리 귀향길에 오르셨습니다. 곁에 두고 멘토로 삼고 싶었던 선조임금도 인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강한 귀향의지를 존중하여 귀향길을 허락하셨습니다. 경복궁을 나서 동호 몽뢰정에서 1박을 하고 배를 타고 봉은사에 도착하실 때 조정의 동료와 한강변에 운집한 백성들도 아쉽지만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생께서 어떤 마음으로 귀향하셨는지 되새겨보는 재현행사가 지난 4월 9일 서울 봉은사를 출발하여 도산서원까지 11박 12일간 대장정으로 엊그제(21일)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도산서원 원장(김병일)이 재현단장을 맡아 24명의 실무진행 팀과 참여자 23명(유학자, 선비수련원, 도산서원 참 공부모임)으로 의관을 갖춘 선비복장을 하고 걸으면서 참여했습니다. 행사 날짜도 450년 전 귀향길에 맞추어 봄 향기 짙은 남한강 옆 강변길을 봄꽃들이 어우러진 충주, 청풍, 단양을 거쳐 죽령 옛길을 선생께서 이동하신 노정(路程)에 최대한 접근하여 이동하였습니다. 4월 9일 오후 2시 봉은사 보우당에서 개회식에 이어 퇴계 선생의 마지막 귀향길의 의미라는 주제로 국제퇴계학회 이광호 회장의 강연과 걷기문화의 우리시대 전통을 위하여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재현행사 노정을 살펴보면 봉은사→미음나루→한 여울→배개 나루 → 흔바위 나루 →가흥창(목계나루)→충청감영(충주)→청풍관아→단양향교→풍기관아→영주 두 월리→안동 도산 삽골재→안동 도산서원에 도착하여 고유(告由)를 하고 기념강연을 한 다음 폐막식을 가졌습니다. 내륙뱃길 항구역할을 했던 우리고장 목계나루까지 선조께서 내주신 배를 타고 오셨고, 남은 길은 말을 타고 가셨다고 합니다. 행사 5일 째는 유홍준 교수와 남한강 따라 걷기, 충청감사의 퇴계 선생 영접해설을 듣고, 가흥창이 있었던 가흥초 근처에서 묵었습니다. 6일 째는 이상기 중심고을원장의 안내로 중원문화재를 관람한 다음 충청감영의 건물이 남아있는 관아공원으로 이동하여 4시부터는 바로 옆 문화회관에서 충청감영행사를 했는데 필자도 충주향교유림의 일원으로 퇴계 선생 귀향길 행사에 참여하였습니다. 공연행사로 도산12곡의 언학(言學)부분의"그분들이 가신 길"한글가사에 충남의대 김종성 교수가 곡을 부쳐 기타반주로 연주하였습니다. 충청감사 송당 유홍(兪泓)과 퇴계(退溪)선생의 시(詩) 창수(唱酬)를 이갑규 교수가 낭송하고 해설까지 하였습니다. 강연은 허권수(경상대학교 명예교수)가 "형제지기 온계(溫溪)선생과 퇴계(退溪)선생"이란 주제로 고향에서 수학(修學)하고 같은 조정에서 관직에 있으면서 남다르게 우애가 두터웠던 형제문신(文臣)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두 번째 강연은 "퇴계 선생의 삶과 정신"이란 주제로 성균관 대 이기동 명예교수께서 하였습니다. 필자와는 유학대학원 원장시절 유림지도자과정을 하면서 강의를 많이들은 터라 친근감이 들었습니다.'한 나무가 여러 나무로 되는 경우'로 같은 뿌리로 모두가 하나로 한 마음으로 영원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군자가 되어 참된 삶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물러날 때를 아는 퇴계 선생의 경(敬)의 선비정신을 본받고 우리의 정신문화의 가치를 되살려 세계에 우뚝 서는 한국인이 되자고 할 때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우리사회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정신적으로는 인성이 황폐해지고 있으므로 사람답게 살아가는 학문을 완성하신 성현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는 인성회복운동에 동참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 뜻 깊은 재현 행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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