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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4.14 14:27:48
  • 최종수정2019.04.14 14:27:48

김혁수

청주대 비즈니스(前경상)대학 학장

변증법적 갈등론에서 말하는 ‘정-반-합’은 보통 긍정적인 부분을 말하는 정(正, 태제, Thesis)과 그 정에 반대되는 주장인 반(反, 안티태제, Antithesis)이 주창되면 이를 합쳐 새로운 합(合, 신태제, Synthesis)이라는 새로운 정이 나타난다는 이론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정-반-합이 아닌 정-반-반처럼 들린다.

굳이 거창하게 정치나 사회 경제적인 상황을 떠나서 우리 개인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어떤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무수히 많은 정과 반 그리고 새로운 합으로 만들어지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때로는 자기가 주장한 일에 반대하는 타자가 있고 무수히 많은 협상과 타협을 거친 후에는 절충안이 나오기도 하고 또는 그러지 못하고 정과 반 어느 한 쪽으로 강한 쏠림이 일어나버리기도 한다. 그러는 과정이 여러 번 반복되면 감정의 골이 깊어져 나중에는 정-반-합이 아닌 정-반-반이 되어 협상이나 화합은 돌이킬 수 없게 되고 순전히 반대를 위한 반대로 상대방과의 관계가 악화된다. 사회나 집단에서는 결국 발전은커녕 조직이 와해되거나 공멸해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기도 한다. 최근 정치 상황이 그렇고 사회문제가 그렇고 노동문제가 그렇다. 들려오는 상황이 모두가 정-반-반이 되고 다시 또 정과 반이 바뀌는 상황이 오면 다시 또 역할만 바꾼 정-반-반이 되어 버린다. 그러면서 듣게 되는 제압, 굴복, 응징, 저의, 꼼수, 기만 등의 단어는 이제 개인이나 소규모 개별 조직 단위의 갈등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이솝우화에 ‘조개와 황새’ 이야기가 있다.

한가롭게 낮잠을 자고 있던 조개가 있었다. 먹이를 찾아 하늘을 날고 있던 배고픈 황새는 조개를 발견하고는 잡아먹기로 결심했다. 황새가 조개를 덥석 무는 사이 깜짝 놀란 조개는 얼른 뚜껑을 닫으면서 황새의 부리를 뚜껑에 가두게 된다. 조개와 황새는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물고 싸우기 시작했다. 조개는 황새가 지치기만을 기다리고 황새는 조개가 마르기만을 기다리고 서로 버티기를 하였는데 길을 지나가던 어부가 이 광경을 보고 조개와 황새가 싸움에 지칠 때를 기다리다가 황새와 조개를 모두 잡아갔다는 이야기이다.

합심을 해서 난제를 타결해가기도 버거운데 갈등에 감정이 더해져 반대를 위한 반대로 치달아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경우인데 이런 걸 어부지리라고도 한다.

전반적인 사회 상황이나 크고 작은 조직, 더 작게는 가족 구성원사이에서도 정과 반 상황에서 충분한 타협과 이해를 거쳐 새로운 합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아니 모두가 그래야 한다. 진정한 민주시민 사회라면 당연히 그래야 하니까...

의견을 내고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강력히 해나가야 한다. 그러나 상대의 주장을 터무니없다고 감정적으로 격하게 몰아 부치는 것은 하수이다. 상대의 의견은 어떤 내용인지 꼼꼼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더 볼 필요도 없다며 대화를 거부하거나 왜곡한 후 떠벌이는 태도는 하수이다. 새로운 타협안은 실익을 따져본 후에는 결과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더 좋은 방향으로 실현할 수 있을까 검토해야 한다. 손해 부분만을 곱씹어서 다시 앙갚음하려는 것은 가장 낮은 하수이다.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주장하여 상대를 설득하고, 상대의 의견을 잘 파악하고 자신의 의견과 견주어서 지킬 건 지키고 양보할 건 양보하고, 그래서 얻어진 새로운 의견에는 공공의 이익에 부합되도록 더 세련되게 실천해내는 진정한 고수가 그리운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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