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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3.17 14:41:47
  • 최종수정2019.03.17 14:41:47

심재숙

시인·한국어 강사

머릿속 가득 온화한 별빛이 드리운다. 눈을 감으면 은하수가 흐르고 따뜻한 이야기가 들려온다. 가까운 이웃들의 친근한 이야기들이 정겹다. 나도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며 어느 작품 속에서는 함께 걷기도 한다.

지난해 12월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는 개관을 기념하여 기획전시실을 선보이고 있다. 5층 기획전시실에서는 크고 작은 일상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특정한 관객의 감상을 위한 예술이 아니며, 서로 부대끼며 사랑하는 우리 이웃들의 소중한 이야기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친숙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통해 막연히 난해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현대미술과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며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일상에서 삶의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도록 이끌며, 우리 존재가 우주를 밝히는 별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해줄 것이라는 이번 전시의 의도를 밝히고 있다.

그런 의도로 전시된 작품을 보면서 일행과 할 이야기가 많아졌다. 바로 내 이야기이며 이웃의 이야기이기에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다. 미술관에서 이렇게 내 이웃처럼 편안하게 관람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거기다가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으로, 4층까지 개방 수장고, 수장고, 특별 수장고 등이 있으며 관람객은 언제든 근거리에서 소중한 작품들을 만나는 풍요를 누릴 수가 있는 미술관이기도 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담배공장인 연초제조창이던 건물이 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영국의 '테이트모던 미술관' 역시 화력발전소가 공해 문제로 이전을 한 다음, 2000년 5월에 재탄생한 것이며 런던을 대표하는 미술관이 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우리들의 이야기꽃으로 따뜻하고 경쾌하게 출발하였다. 미술관에 입장을 하면 가장 먼저 청주 출신 작가 강익중의 '삼라만상'이라는 작품이 모든 사람들을 끌어안으며 반긴다. 굳이 작품 설명을 하지 않아도 공감하게 된다. 한편 5층 기획전시실을 입장하려면 김수자의 '바늘여인' 작품이 관객을 마치 작품 속으로 빨려 들어가 함께 걷도록 만든다. 작가가 도쿄, 상하이, 델리, 뉴욕, 멕시코시티, 카이로, 라고스, 런던 등 세계 여덟 도시에서 촬영한 영상을 통하여 경계를 무너뜨리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여 따뜻하게 감싸 안으며 소통하도록 애정을 보여준다. 자연스럽게 관람객도 그 인파 속으로 함께 걸어가는 느낌이 들게 된다. 정연두의 '상록타워'는 중산층 아파트를 소재로 직접 인터뷰를 하고 사진을 촬영했다고 한다. 아파트 공간에서 비슷한 삶의 패턴을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가족들의 모습은 천차만별, 저마다 다른 꿈을 꾸며 고유한 삶의 형태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선민은 '트윈스'라는 작품으로 부모와 자식, 모녀와 부자의 사진을 통하여 혈연적 관계를 넘어 취향이나 취미를 공유하면서 형성되는 그 이상의 의미를 제시한다. 한편 김옥선은 '해피 투게더-옥선과 랄프', '해피 투게더-미련과 슈테판' 연작을 통하여 작가 본인을 포함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국제결혼 부부의 일상을 보여준다. 이 작품들은 여전히 존재하는 차별과 불편한 시선 등 문화와 심리적인 문제들을 표현하며 소통이 어려운 가족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 숲을 걸으며 관람객들은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작품의 일부분이 되기도 한다. 미술관 작품들은 관람객이 있을 때 소통하게 되며 그때서야 비로소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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