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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2.20 15:53:58
  • 최종수정2019.02.20 15:53:58

채희경

충주시 교현동 직원

"우리 동에 막내가 들어왔으니 희경 씨가 멘티로 삼아 잘 가르쳐봐"

처음 팀장님이 신규직원에 대한 멘토링 권유를 하셨을 때의 감정은 당황스러움 그 자체였다.

내 마음은 아직도 파릇파릇한 햇병아리 직원인데 내가 벌써 누군가의 멘토를 맡을 시기가 되었다니.

신규 직원을 맡아 가르칠 능력이 안 된다 생각했지만 임용장을 받고 해맑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막내 직원을 보자 '그래, 좋은 선배가 아니면 좋은 언니라도 되어주자'라는 마음으로 멘토 역할을 수락하게 됐다.

그러나 막상 멘토링 활동 계획서를 작성하려고 하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일단은 맛있는 밥을 먹고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공통의 취미생활을 찾았다. 겨울이면 뜬금없이 생각나는 취미. 바로 '뜨개질'이었다.

젊은 여자 둘이 모이면 으레 그렇듯 어떤 색깔로 할지, 어떤 모양이 좋을지 서로 검색한 화면을 보며 어떤 목도리를 만들어 볼지 한창 얘기하던 중, 갑자기 우리 동네 이웃들에게 늘 많은 도움을 드리지 못했다는 죄송스러운 마음이 생겨났다.

이런 내 마음을 이야기하자 신규 직원은 흔쾌히 목도리를 떠서 필요한 분들께 드리자고 말해 주었다.

이후 우리 두 사람은 출근시간 전이나 점심식사를 마친 휴식시간, 주말 등 시간이 나는 틈틈이 마주앉아 목도리를 뜨기 시작했다.

함께 목도리를 뜨는 시간이 쌓이는 만큼 신규직원은 내가 편하게 느껴졌는지 자연스럽게 오늘 있었던 당황스러운 실수, 업무 중 생기는 의문 사항들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런 막내의 모습을 보자 커피 타는 것 하나도 선배에게 물어보곤 했던 내 신규 시절이 떠올라 절로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됐다.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공직생활에 대한 노하우와 주민들을 친절하게 응대하는 요령을 알려주고자 힘썼다.

둘이 한 달 정도 열심히 노력한 결과 목도리 10개가 완성되었다. 우리는 담당직원에게 기탁대상자를 선정해 달라고 요청할 때에 평소에 이런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분들을 먼저 찾아주기를 부탁했다.

주민들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하다보니 이웃 간의 온정을 필요로 함에도 우리가 미처 다 챙겨드리지 못한 분들이 많은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10개의 목도리는 전부 자기 주인을 찾아갔다.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이지만, 당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있다는 마음을 전했다는 생각에 올해 겨울은 우리 둘의 마음속에서 여느 해와 다른 특별한 겨울이 될 것 같다.

첫 멘토링 활동이 성공적으로 끝내고 나니 가르치는 것보다 배운 것이 훨씬 많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덕분에 앞으로의 멘토링 활동에 대한 의욕이 높아졌다. 날씨가 좋은 날은 운동 삼아 관내 이곳저곳을 걸으며 주민의 입장에서 개선할 곳은 없는지, 실제 불편한 점은 무엇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앞으로도 함께 하는 순간들이 나와 신규 직원 모두에게 유익한 시간이 되길 바래본다.

"소연아, 앞으로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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