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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아파트 건설로 '죽어가는 세종시 대학가'

조치원읍 서창리 450가구, 입주 자격요건 완화
인근 고려대·홍익대 주변 식당·원룸 불황 심각
주민들 "주거 안정 중요하나, 먹고 살기 힘들어"

  • 웹출고시간2019.02.06 15:43:52
  • 최종수정2019.02.06 15:43:52

오는 5월 입주 예정으로 공사가 진행 중인 조치원 행복주택(임대아파트) 모습.

ⓒ 최준호기자
[충북일보=세종]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세종시가 세종시 조치원읍에 지은 행복주택(임대아파트)의 입주 자격을 완화, 입주 대상자를 다시 모집키로 했다.

지난해 1차 모집 결과 신청자가 공급 가구수보다 크게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아파트에서 1㎞ 정도 떨어진 고려대·홍익대 세종캠퍼스 인근 대학가의 상인과 원룸 주인들의 반발도 심하다.

추가 입주 대상자 대부분이 이 지역 대학생과 청년층이어서, 대학가 경제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는 게 주된 이유다.

세종시 조치원읍 서창 행복주택(임대아파트) 위치도.

ⓒ LH세종본부
◇임대료 인근 대학가의 20% 수준

세종시는 "대학생·청년(사회초년생)·신혼부부 등의 주거 안정을 위해 짓고 있는 서창 행복주택의 입주자를 추가 모집한다"고 6일 밝혔다.

시와 LH는 오는 18~ 28일 신청을 접수, 5월 8일 당첨자를 발표한 뒤 같은 달 20~ 24일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추가 모집 대상은 전체 450가구 중 지난해 5월 진행된 1차 모집에서 미달된 259가구(57.6%)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147가구(56.8%)는 대학생·청년·신혼부부·고령자·주거수급자(저소득층)에게 배정된다.

이번 모집에서는 1차 모집 때보다 입주 자격이 크게 완화됐다.

청년층의 경우 '소득이 있는 업무 종사 기간'이 당초의 '5년 이하'에서 '7년 이하'로, 소득 요건(2017년 도시근로자 가구 기준 월평균 584만 원)은 '80% 이하'에서 '100% 이하'로 각각 바뀌었다.

유한식 전 연기군수 시절 계획이 세워진 이 아파트(조치원읍 서창리 26-1 충북선 철도 옆)는 당초에는 일반분양 아파트로 건립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반값 임대주택' 건립 계획에 따라 세종시가 부지(1만6천313㎡)를 제공하고 LH가 439억 원을 들여 짓는 임대 방식으로 바뀌었다.

오는 5월 입주가 시작될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기준 4가지 유형(19·34·38·44㎡)으로 구성된다.

대학생이 입주 대상인 19㎡형의 입주 조건은 △보증금 1천193만 원 △월 임대료 6만1천 원 △최장 거주기간 6년이다.

월 임대료만으로 보면 전용면적 23㎡형인 인근 대학가 원룸(30만 원)의 약 20% 수준이다.

세종시 조치웝읍 대학가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업무용 빌딩인 '송원플라자 모습. 세종시 출신인 김고성(78) 전 국회의원 소유였던 이 건물(대지 1천963㎡, 연면적 4천864㎡, 지하 1층 지상 6층)은 지난해 4월 서울의 한 건설업자에게 매각된 뒤 아직까지 비어 있다.

ⓒ 최준호기자
◇인근 대학가 주민들 생업엔 '타격'

세종시와 대학생,신혼부부·고령자 등은 임대아파트 건립을 반기고 있다.

하지만 고려대와 홍익대 세종캠퍼스 사이인 신안리 대학가 상인과 원룸 주인 등은 반발이 심하다. 전국적으로 세종시 투자 붐이 일면서 대학가에서 음식점과 원룸이 크게 늘어 업소 간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아파트 입주기 시작되면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대학 구조 조정으로 지난 10년 사이 고려대와 홍익대 세종캠퍼스 신입생 수는 크게 줄었다.

이상민 국회의원(대전 유성구)이 교육부에서 받아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내 4년제 대학 2곳(고려대·홍익대 세종캠퍼스)의 입학 정원은 지난 2008년 2천979명에서 지난해에는 1천358명으로 줄었다. 감소율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54.4%나 됐다.

게다가 대학가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업무용 빌딩인 '송원플라자(신안리 35-13)'는 지난해 4월 서울의 한 건설업자에게 매각된 뒤 아직까지 비어 있다.

세종시 출신인 김고성(78) 전 국회의원 소유였던 이 건물(대지 1천963㎡, 연면적 4천864㎡, 지하 1층 지상 6층)의 지상 2~5층에는 각종 사무실(근무 인력 200여명), 1층에는 음식점,지하층에는 볼링장이 있었다.

당초 매입자는 건물을 요양병원으로 리모델링(개조)한다고 밝혔으나, 본격 공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학가에서 좌석 20개 규모의 음식점을 운영하는 전 모(55·여) 씨는 "겨울방학을 맞은 요즘엔 하루에 손님을 1팀 받기도 어렵다"며 "상가가 있는 임대아파트가 들어서면 손님이 더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서울에서 중소기업에 다니다 퇴직한 뒤 10억 원을 들여 원룸(방 18개)을 매입, 작년 11월무터 운영 중인 곽 모(58) 씨는 "국민 세금으로 집을 지어 저소득층 주거 안정을 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대학가에서 먹고사는 사람들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시도별 4년제·전문대 입학 정원 증감 추이<단위:명,%>

ⓒ 이상민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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