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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수필가

이름 한번 잘 지었다. 트로이 목마 바이러스라니, 컴퓨터에 발생하는 부작용을 지칭한 말치고는 과시 멋지다. 그리이스군의 목마 전략에 의해 활활 타오르던 트로이성의 정경보다는 뜻밖에 고풍스럽다. 악성코드 때문에 소중한 정보를 잃고 갈팡질팡 어찌할 바를 모르는 현대인의 비극도 얼비쳐 지나간다. 이른바 사용자의 정보를 빼 가는 프로그램으로 자료 삭제와 정보 탈취, 사이버 테러가 목적이다. 인터넷으로 감염되며 사용자가 누른 자판정보가 새 나갈 수 있고 주의가 필요하다.

문제의 바이러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비롯된 신종어다. 트로이는 기원 전 1600년, 터어키의 서쪽 흑해와 에게해, 유럽과 아시아의 두 대륙에 있던 나라로, 경제적으로 낙후된 그리이스가 해양으로 진출하면서 발발한 전쟁이다. 싸움이 길어지자 그리이스는 목마를 만들어 군사를 들여보낸 뒤 그대로 퇴각했다.

트로인 군은 성 안으로 목마를 가져왔다. 그리이스 병사들이 목마를 만들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전리품으로 가져온 셈이었다. 한밤중, 목마에서 나온 군사들이 성문을 열자 퇴각해 있던 그리이스 군사가 공격을 시작하면서 10년간의 전쟁은 막이 내렸다. 땅이 비옥하고 물자가 풍부했던 트로이가 목마 전략으로 파괴된 배경이다.

어느 날 그리이스 군이 후퇴하는 걸 보았을 테지. 수십 명의 병사가 잠복해 있는 것도 모르고 운반해 간 뒤 승리의 자축연을 벌이다가 공격을 받았다. 트로이목마 바이러스의 유입 과정 그대로다. 보통은 특정 파일을 지우고 pc를 먹통으로 만들지만 트로이 목마 바이러스는 이메일 첨부파일 카드명세서 공문 등으로 위장해서 들어온다. 감염은 되지 않으나 다운받는 순간 바이러스로 바뀌면서 pc 안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 같은 정보가 빠져나간다.

목마를 끌어들이면서 시작된 트로이 성의 비극과 다를 게 없다. 메일로 온 것은 가능한 한 열지 말고 전화로 알아보거나 pc를 검사하면서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 그리이스 군의 퇴각이 전략인 줄은 몰랐어도 목마를 확인하는 등의 절차는 필요했다. 병사들이 쏟아져 나온 것은 밤중이라 시간은 얼마든지 있었고 끝내 성이 불타버리는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사이비 종교에 빠진 대학생을 보았다. 말만 사이비일 뿐 공부도 잘하고 행동거지 또한 모범적이다. 보통 생각하듯 연금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본인이 원치 않으면 방법이 있을 것이나 다들 부모님 같고 형제자매 같아서 스스로 눌러 있다고 한다. 다른 사람 아닌 본인 문제일 때는 스스로 발을 빼야 될 테니 선택 문제다.

트로이 목마의 실체 그대로다. 열어보기만 했어도 화는 막았을 텐데 목마는 한 개의 못도 쓰지 않고 이음매 부분마다 홈을 파서 짜 맞춘 목제품이다. 끌 등의 도구도 없던 시기에 어찌 그렇게 잘 만들었는지 지금도 고고학계에서는 수수께끼다. 바닷가에 버려진 목마를 보고 그리이스군이 퇴각한 줄 들떠 있다가 멸망을 자초할만한 여지는 충분했다. 계속되는 전쟁으로 녹초가 되기도 했고 열어보면 사단이 날 것 같은 목마의 신비도 작용했다.

최근 독일의 고고학자'하인리히 실리이만'의 발굴로 전설이 아닌 실재했었다는 사실까지 증명되면서 특별해진 트로이 목마. 하도 정교해서 성 안의 누구도 들여다볼 생각을 못했다. 반면 열어보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컴퓨터를 겨냥한 바이러스로 pc의 내용이 지워진다니, 나야 중요한 자료는 없어도 전설이 아닌 실제 사건에서 따 온 바이러스라 간단치는 않을 것 같다.

트로이 목마 바이러스가 외부에서의 틈입으로 파급된다 해도 결과적으로는 컴퓨터를 쓰는 저마다의 소관이다. 트로이 목마와 바이러스 공략 열쇠는 있는데 방심할 동안 녹이 슬기도 할 것이다. 정확히 파악해야 될 관건이되 우리 삶에도 결정적 원인은 자신에게 있고 규명 또한 자기 문제라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면 치명적인 트로이 목마 바이러스도 물리치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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