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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1.03 15:59:03
  • 최종수정2019.01.03 17:43:09
[충북일보] 증평 장날은 5일장이다. 5일 간격으로 1일, 6일, 11일, 16일, 21일, 16일, 31일 장이 선다.

시장 구경만큼 재미난 것이 없다. 세계 어딜 가도 후한 인심과 사람의 정을 듬뿍 느낄 수 있는 것이 시장인 듯하다. 마침 장날이었던 증평 전통시장 구경에 나서봤다.

김장을 준비하는 듯 입구부터 푸짐하게 놓은 총각무와 무청을 판매하고 있다. 무의 크기가 딱 적당한 것이 총각김치 하기에 좋을 것 같다. 보기만 해도 신선하고 맛이 좋아 보인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겨울나무들이 거리를 휑하게 한다. 그래도 집안엔 초록 초록한 식물과 꽃 피는 식물을 키우며 화사한 집안 분위기를 꾸밀 수 있다. 푸릇한 색감을 뽐내고 있는 화분들을 보니 추운 날에도 키울 수 있는 식물들이 많은가 보다. 장보기를 마친 후 화초 하나 손에 더 들고 가면 겨울철 습도조절은 물론 화사함까지 책임질 수 있을 것이다. 추운 겨울일수록 집안에 푸른 봄을 들여두고 봄을 기다린다.
장날에는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의 채소나 과일 등을 살 수 있다. 직접 농사를 지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포댓자루에 담아 나온 것으로 미루어 짐작만 해본다. 들고나온 이가, 혹은 그의 지인이 직접 농사를 지은 것이리라.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더덕 향이 가득해 돌아보니 주변이 온통 더덕이다. 크기와 가격도 다양해서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은 듯하다.

증평장뜰시장 간판도 통일감 있어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이다. 높은 천장의 아케이드형 시장은 장보기의 편안함까지 더해준다. 예전처럼 대가족이 아닌 핵가족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대에 발맞춰 물건들도 포장 단위가 줄었다. 소포장으로 진열된 모습이 깔끔하고 정갈해 보인다.
양손 가득 장을 본 어르신의 모습을 보니 5일 동안 장날을 기다리신 듯하다. 아마 힘들게 가져가는 물건들만큼 그의 저녁 밥상이 푸짐해졌을 것이다.

강냉이와 감자 과자, 손가락 모양 뻥튀기 등 커다란 봉투에 담겨있으니 길어지는 겨울밤 심심풀이 간식으로 최고 일 듯싶었습니다.

수도권 시장에서는 자주 볼 수 없는 꽃버선을 비롯해 형형색색 양말들이 가득 하다. 가격도 아주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알록달록 색감이 예쁜 버선들을 보니 화려한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 같다.

충북은 예로부터 철의 고장으로 유명했다. 아직도 손으로 쇠를 두들겨 호미나 곡괭이 등을 만들며 대장간의 명맥을 잇고 있는 곳이 증평장뜰시장에 있다. 시장 뒤편 간판을 통해 위치를 알 수 있었다.
마침 장뜰시장을 찾은 날은 운이 좋았다. 멀리서도 땅땅 주물을 두드리는 망치 소리가 들려왔다. 뜨거운 가마 속에서 주물을 녹이며 성형을 하고 있을 대장장이의 모습이 그려졌다. 대장간을 찾아가보니 연륜이 느껴지는 작업자 한 분이 시뻘겋게 달궈진 불 속 가마에서 쇳덩이를 꺼내 망치로 두들겨가며 모양을 잡고 있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다. 주변 상인들의 말로는 일부러 사진 찍으러 오는 분들도 있을 만큼 증평의 명물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증평 향토유적 9호로 지정된 대장장이 기능보유자다. 공인된 숙련기술 전수자로 이제는 쉽게 볼 수 없는 대장장이의 명맥을 잇고 있다.
작은 엿가위, 작은 호미 등을 장식품으로 만들어 놓았다. 삼지창, 곡괭이 등의 농기구들도 대장간 가득 진열 돼 있다. 증평민속체험박물관에도 대장간 체험장이 마련돼있어 은박지를 이용한 대장장이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이 불편하다는 편견은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 증평장뜰시장은 고객 주차장도 넉넉히 마련돼있어 불편함이 없었다.
증평 장날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다 보니 출출해졌다. 속을 달래기 위해 뜨끈한 콩나물국밥으로 배를 채웠다. 따뜻한 국물로 몸에 열기를 더해주니 든든한 속으로 다시 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고 왔다. 역시 시장 구경은 언제나 옳다.

/ 충청북도SNS서포터즈 황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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