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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조선시대 치안업무를 담당한 이들이 포교나 포졸이다. 육모방망이를 차고 거리를 나서면 백성들은 죄가 없어도 움찔했다. 육모방망이는 단단한 박달나무로 만들어졌는데 이 방망이로 한번 맞으면 장정이라도 쓰러지거나 선혈이 낭자한다.

 건장한 체격의 궁문을 지키는 나졸들은 궁 밖을 헤매는 낯선 사람이 있으면 가차 없이 육모방망이를 휘둘렀다.

 성균관 유생들도 대한문 앞에 농성할 때는 나졸들에게 무자비하게 두들겨 맞아 선혈이 낭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전 춘향전의 이몽룡이 거지행색으로 춘향 집을 찾자 월매는 탄식하며 그를 옥중으로 데려간다. 춘향이 그토록 그리던 이몽룡을 면회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월매는 옥을 지키는 나졸에게 엽전을 주고 매수했다. 지방관아에 달린 포졸들은 제대로 급료를 받지 못했다. 아전들에게 붙어 일을 봐주고 곡식을 받았다. 옥은 대부분 사옥(私獄)으로 나졸들이 옥문을 관장했는데 범죄자 가족들이 주는 뇌물을 받아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몽룡이 변사또 생신잔치에 돌연 나타나 암행어사 출도를 외칠 때도 나졸들이 등장했다.

 이들이 육모방망이를 휘두르며 들이닥쳐 잔치 상을 뒤엎었다. 중앙에서 어사를 수행하기 위해 파견 된 비밀 나졸이었던 모양이다.

 암행어사를 수행한 나졸들은 울긋불긋한 의상을 입었다. 왕명을 받고 출도 한 어사의 권위를 높여 주기 위한 것이었다.

 "좌수 별감 넋을 잃고 이방 호방 실혼(失魂)하고 삼색(三色) 나졸 분주하네. 모든 수령 도망할제…."

 최고 수장인 포도대장이 상주하는 한양 포청은 병조의 직속 기관이었다. 좌, 우포도청에 각각 포도대장 종2품 1명, 종사관 3명, 군관 70명 등이 배치됐다.

 그 외에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검시하는 의생, 율관이 있었다. 좌, 우포도청에서는 각기 8패로 나눠서 담당 구역을 순찰했다고 한다.

 범죄자에게 가혹한 매질을 하는 포청이었지만 때로는 죄 없는 백성을 때릴 때는 온정주의가 발동되기도 했다.

 조선시대는 유배형이 내려지면 곤장을 맞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곤장은 10대만 맞아도 볼기가 찢기고 피가 낭자했다. 나졸들은 죄 없는 선비들에게 곤장을 때릴 때는 기술적으로 치명상을 입지 않도록 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조선 숙종 대 군졸 출신 안용복은 울릉도 땅을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대마도주를 만나 조선 땅임을 증명하는 각서를 받아낸 영웅적 인물이다.

 그가 관부를 속인 죄로 곤장 100대와 2년 유배형을 받았다. 이 같은 형벌을 받으면 대부분 곤장을 맞으면서 목숨을 잃었다.

 마침 억울함을 아는 나졸이 적당히 때려 살아났다고 한다. 포교나 포졸들이 백성들의 원한 만을 산 대상은 아니었다.

 요즈음 민생 치안을 담당한 경찰의 위상이 말이 아니다. 유승기업 임원이 구타당하는 현장에 출동해 손 한번 쓰지 못해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사람이 죽어가도 이를 구출하지 못하는 경찰, '이게 나라며 대한민국 경찰이냐'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해도 맞는 것이 편하다는 보신주의가 빚은 공권력의 부재다.

 공권력이 살아야 치안이 바로 서고 선량한 국민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 과거 역사에서도 공권력을 유지하는 데는 포졸의 몫이 컸다. 권부의 그늘에서 눈치 보지 않고 사명을 다하는 '민중의 지팡이'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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