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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2.05 17:49:38
  • 최종수정2018.12.05 19:49:21
[충북일보]  충북의 고교 무상급식이 속칭 '쩐의 전쟁'에 빠졌다.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이 무상급식 비용을 더 내라며 한 치의 양보를 하지 않고 있다. 3년 전 '아이들 밥값'을 놓고 싸운 전력을 되살리고 있다. 당연히 도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도교육청은 첫해부터 고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충북도는 부자 지자체인 서울과 부산도 고교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한다며 내년에 3학년만 하자고 맞서고 있다. 식품비 부담은 50대 50을 주장하고 있다. 분담률을 놓고 치열하게 자존심싸움을 벌이던 지난 2015년 상황이 오버랩(over-lap)되고 있다. 학부모들의 피로감이 고조되고 있다.

 충북도와 도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은 충북도의회 각 상임위를 거쳐 오는 7일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를 받는다. 이어 오는 14일 369회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하지만 충북도와 도교육청은 오늘까지도 고교무상급식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내년도 예산안에 서로 다른 내역을 편성하는 우를 범했다.

 충북도교육청은 초·중·고·특수학교 무상급식 예산으로 모두 1천591억 원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고교 무상급식 예산이 456억 원이다. '지자체 전입금'으로 표기한 금액은 174억 원이다. 반면 충북도는 시·군 부담금을 포함해 초·중·특수학교 무상급식 식품비 지원 명목으로 411억 원만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했다.

 문제는 도교육청이 세운 지자체 전입금 174억 원이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는데 있다. 만약 이 같은 예산안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되면 세입과 세출이 일치하지 않는 예산이 세워지는 꼴이다. 준예산 체제 돌입을 의미한다. 2015년 도교육청의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을 놓고 도의회가 예산안 심사를 거부했던 상황과 비슷하다.

 양 기관의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아 예산안 심사를 하지 못할 경우 사상 초유의 '준예산'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예산안의 법정 시한은 회계연도 개시일 15일 전이다. 오는 15일까지 처리하지 못하면 전 회계연도 예산에 준해 집행하게 된다. 물론 충북도와 도교육청이 수정예산안을 제출할 때까지 예산안 심사를 보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우리는 충북도와 도교육청이 하루라도 빨리 협의하길 바란다. 무상급식과 관련한 도와 도교육청의 대치는 결국 자존심 싸움이다. 3년이 지났어도 변하지 않고 있다. 그 옛날 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의 덕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의회와 시민단체가 강조한 갈등 방지 후속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시간이 갈수록 "누구를 위한 무상급식이냐"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충북도의회 의원들의 쓴 소리도 이어졌다. 서동학(더불어민주당·충주2) 의원은 "교육위에서 교육청 예산안을 원안 통과시켰을 때, 양 기관이 향후 합의를 보지 못하면 무상급식을 하다가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이들 밥 먹는 문제를 양 기관에서 잘 해결했어야지 숙제를 의회에 던져주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김영주(더불어민주당 청주6) 의원도 "어느 한쪽만 예상해서 올리면 안 되고, 협의가 돼야 한다"며 예산 편성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충북도와 협의가 안되면 '무상'이라는 표현을 함부로 붙이지 말라"며 "학부모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무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황규철(더불어민주당·옥천2) 의원은 "무상급식이 제로섬 협상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는 글자 한 자 차이다. 글자 하나 다르지만 의미는 천지차다. 자존심을 자존감으로 바꾸면 두 기관 모두 충북교육의 묵직한 기둥이 될 수 있다.

 단체장이 바뀌지도 않았는데 똑같은 갈등을 되풀이하는 건 정치의 후진성 때문이다.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변했다. 충북도와 도교육청도 바뀌어야 한다. 이 지사와 김 교육감 역시 변해야 한다. 이제 믿을 건 충북도의회 밖에 없다. 도의회가 벌일 중재와 협상, 정치를 기대한다. 영광은 언제나 고난의 길 한 가운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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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