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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2.17 19:53:03
  • 최종수정2018.12.20 13:41:50

신한서

전 옥천군친환경농축산과장

 며칠 전 시골 경로당을 잠시 들렸다. 부모님 같은 고향 노인들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 어떤 분이 "아, 요즘 북한에 쌀을 죄다 퍼다 주는 바람에 쌀 금이 오른다며?"하고 묻는다. 그럴 리가 없을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믿는 표정이 아니다. 얼마 전 지인에게 SNS상으로 비슷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으나 별생각 없이 지나쳤다. 이 같은 괴담이 시골 경로당까지 퍼져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쌀과 관련한 북한 괴담에 대한 진실을 하루라도 빨리 주민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성급한 마음으로 컴퓨터 앞에 자리를 잡았다.

 필자는 재직 당시 정부양곡에 대한 관리업무를 직접 담당해 본 경험이 있다. 그래서 금방 가짜뉴스라는 걸 알 수 있었다. 20여 년 전 김대중 정부 시절이다. 옥천 쌀을 가공해 북한에 보낸 적이 있다. 우리 지역에는 청산에 정부양곡 가공공장이 있다. 아버지로부터 가업을 이어받아 2대째 성실히 운영하고 있다. 도정공장에는 현재 군인들의 군량미와 저소득층에 공급되는 나라미를 하루 평균 40t을 꾸준히 가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에 쌀을 퍼줘서 쌀 가격이 올라간다는 말이 왜 가짜뉴스인지 자세히 살펴보자.

 첫째, 대북 쌀 지원을 위한 발주, 가공, 운송 등 지원과정을 보면, 먼저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도청을 거쳐 옥천군에 발주한다. 군에서는 정부양곡 가공공장, 운송회사 대한통운, 대한곡물협회 등에 작업요청을 한다. 이러한 복잡한 과정에서 공무원뿐만 아니라 수많은 일반 국민들이 관여하고 있는데 정부가 몰래 북한에 쌀을 퍼다 준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둘째, 이러한 지원과정이 하루 이틀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과거 대북 쌀 지원 물량을 살펴보면 1회 평균 30만t을 보냈다. 이 물량을 보내려면 적어도 5~6개월이 걸린다. 이런 오랜 기간 동안 몰래 작업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셋째, 대북 쌀 포대에는 대한적십자 마크가 크게 있어 금방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또한 벼를 찧고 나면 엄청난 물량의 쌀겨 등 부산물이 나온다. 이런 물량을 몰래 처리할 수도 없고, 부산물 가격이 크게 떨어져야 하는데 그런 정황이 전혀 없었다.

 넷째, 대북 경제제재 국면에서 미국의 눈을 피해 대형선박을 북한에 보내고 항구에서 수십 일간 하역작업을 한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다섯째, 북한에 쌀을 보내려면 먼저 전용포대를 가공공장에 공급해야 하는데 그런 일이 없었다. 30만t을 보내려면 40㎏ 포대 750만 장이나 필요한데 이를 전혀 보지 못했다고 청산가공공장 신 대표는 전했다.

 요즘 쌀 가격이 다소 오른 것은 쌀이 없어서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총 재고량은 143만t으로 적정재고량 80만t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실정이다. 정부에서 공공비축미를 사들여서 창고에 장기간 보관함으로써 시장과 격리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다소 오른 것이다. "북한에 쌀을 죄다 퍼다 줘서 쌀 가격이 올라갔다"라는 말은 분명한 가짜 뉴스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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