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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

청주시 금천동 주민센터 주무관

 어릴 적에 돼지 저금통에 차곡차곡 동전을 모았던 기억은 지금도 새롭다. 먹고 싶은 과자를 사 먹지 않고 절약해 돈을 모았을 때 느꼈던 그 뿌듯하던 기억은 잊히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 관심을 갖지 않고 무조건 모으기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격려해 줄 때 기쁨을 얻는다.

 기쁨은 사랑하는 대상을 향해 표현 된다. 그 대상이 사람이든 반려동물이든 취미활동이든 기뻐한다는 것은 이면에 사랑의 감정이 전제한다.

 지난여름, 금천동은 폭염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각종 후원물품 전달, 홀몸노인을 위한 사랑의 밑반찬 만들기, 농촌 일손 돕기, 사랑의 집수리, 이·미용 봉사, 환경정화 운동 등을 펼쳤다. 이 모든 활동을 각자의 능력에 맞게 주인의식을 갖고 기쁨으로 봉사활동 펼쳤는데 직능단체원들의 땀에 젖은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모른다.

 봉사하는 그 마음, 그 첫 시작은 사랑에서 출발한다. 누군가의 절실한 필요를 나의 어떤 능력으로 채워줄 때, 그 사람에게 절실할 필요가 충족되는 것을 볼 때 그것 또한 엄청난 기쁨이다. 받을 때의 기쁨뿐만 아니라 나눠줄 때 기쁨이 있다. 봉사는 사랑이 흘러넘침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전해지는 것이다. 그것을 누군가와 나눌 때 기쁨은 배가가 된다.

 그리스 시라쿠사 거리에 가면 고대 그리스 신화를 나타내는 유적지에 희한한 모습의 우스꽝스러운 동상이 하나 있다. 앞머리는 무성하고 뒷머리는 대머리이며 양 발뒤꿈치에는 조그마한 날개가 달려 있다. 그리고 손에는 저울과 칼을 들고 있다. 동상 앞의 글귀는 다음과 같다.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누구인지 금방 알아차리지 못하게 함이며 또한 나를 발견했을 때는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고 나면 나를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발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함이며 칼과 저울을 들고 있는 이유는 칼처럼 단호하고 저울처럼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함이다."

 금방 알아차릴 수 없으나 발견하면 쉽게 붙잡을 수도 있는 것, 그러나 지나치면 다시는 붙잡지 못하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는 이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기회'이다. 이 동상의 주인공은 제우스의 아들인 카이로스 '기회의 신'이다.

 기회는 항상 오지 않는다. 지나가면 잡을 수 없다. 이것이 나에게 기회인지 아닌지 항상 칼처럼 저울처럼 정확하고 신속하게 판단하라는 것이다.

 아직까지 기회가 없어서,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봉사할 수 없었다면 맑고 청명한 이 가을, 마음의 문을 열고 나눔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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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