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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은영

충북도 바이오정책과장

 가끔 기분이 우울한 날에 찾게 되는 노래가 있다. 치즈(CHEEZE)의 '깊이 아래로'라는 곡이다. 노래 중 가장 집중하게 되는 부분은 바로 여기다.

 '난 가끔 가라앉아요. 니 생각에 잠길 때면 더 깊이 아래로 깊이 아래로 무거워져요.'

 이 부분을 들을 때면 지금 자리에 앉은 채로 바다 속 저 깊이 끌려 내려가는 느낌이 든다. 정말 제목 그대로 '깊이 아래로'.

 이 노래를 듣는 잠깐의 시간동안 축 쳐진 마음이 한껏 바닥을 치고 난 다음에는 오히려 볼 것 다 봤다는 심정이랄까,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낀다. 하지만 이 방법이 매번 통하지는 않는다. 개인적인 근심, 걱정이 아닐 때는 특히 더 그렇다. 그게 바로 요즘이다.

 요새 언론이나 방송에서 자주 나오는 단어 중 하나는 바로 '침체'이다. 내수경기 침체, 부동산시장 침체에 이어 심지어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마저도 '침체'라는 단어와 어울릴 정도이다. 결실의 계절이라는 이 가을에 온갖 침체로 세상 곳곳이 정체된 느낌이다.

 특히 최근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4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 조사' 결과 역시 이런 분위기를 말해준다. 전국 2천200여 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BSI지수가 3분기보다 12포인트 하락한 75로 집계되었다. 지역별 지수에서도 충북의 BSI는 기준치 100에 미달된 68을 기록했다. '침체'의 사전적 의미가 진전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무르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지금 상황은 침체보다 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 경제에 드리워진 침체의 먹구름을 안타까워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앞선 조사 결과에서도 체감 경기가 좋은 업종이 있다. 바로 K-뷰티를 선도하는 '화장품'으로, 이번 조사에서 BSI가 108에 달한다. 기존 충북을 견인해온 자동차·부품, 기계설비 등 주력산업들의 침체가 장기화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충북의 화장품산업은 2012년 대비 2017년에 기업수는 2.6배(52→136개소), 생산량은 2.5배(16,608→1,056억 원), 수출량은 3배(343→1,008만 불) 증가할 정도로 고속성장 중이다보니 이러한 '깊이 아래로'가 우려되는 시기에 희망적인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게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충북도는 화장품산업의 성장세에 발맞춰 2017년부터 화장품 임상연구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화장품 수출 컨설팅과 국제박람회 참가 지원 등 다양한 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사업은 바로 '오송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로 단순히 기업들이 주력 제품을 소개하는 여느 엑스포와 다르다. 올해 5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해외 바이어와 국내 기업 간의 B2B 미팅을 핵심으로 하는 화장품 수출 전문 엑스포이다. 이번 엑스포는 2018년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오송역 일원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에도 해외 40개국 500여 명의 바이어가 참가해 국내 기업과 5일간 2천500여 회가 넘는 수출상담을 진행한다. 특히 중국과 홍콩에 대한 화장품 수출액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감안해 동남아시아, 중동, 유럽, 미주 등 해외바이어 국적을 다양화함으로써 화장품기업의 중화권 의존도를 낮추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해외바이어 뿐만 아니라 국내 백화점과 홈쇼핑의 유통상품기획자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으로 기업들에게는 해외와 국내시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차별성 덕분에 올해 행사에서는 부스가 조기 마감되고 대기신청을 요구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행사장을 확장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엑스포는 기업들을 위한 장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모두의 장이기도 하다. '침체' 속에서도 빛나는 국내 기업들의 활약상을 살펴보고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 분들을 응원해주는 자리이다. 무료입장에다 일반인들을 위한 강연과 체험 프로그램들도 다양하게 준비해 뒀으니 독자분들께서도 꼭 한번 들러 주시기 바라며, 이번 엑스포가 국내 화장품 산업 발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기 침체를 탈출하고 무지개를 그릴 도화선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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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