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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어느 날 강의를 막 시작하려는데 수강 회원 중 한 분인 최 여사가 질문을 한다. 한 가지 질문이 있다며 양해를 구한다.

 "선생님, 구 충주가 뭐예요?"

 그 분은 사실 앞을 보지 못하는 분이다.

 구전은 이래서 사투리를 만들고 오해 곡해를 불러오나 보다.

 우리가 늘 사용하고 있는 말 중에는 특히 구전에 의해 전해오는 말이라 사람에 따라, 듣는 이나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 따라 엄청난 의견 차이를 보이게 된다.

 "어디에서 들은 말인가요?"

 "자주 들어봤어요. 그러니까 아마 옛날 충주를 말하는 건가요?"

 다른 회원이 이런 설명을 덧붙인다. 아마도 옛날 충주를 말하나 보라고….

 순간 다른 회원이 '혹시 굿 충주를 말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언젠가부터 충주시청, 각 읍면동 사무실을 비롯해 충주시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에서나 서류에까지도 '굿 충주'란 구호가 눈에 익을 정도로 많이 띄어왔다.

 '굿 충주'를 두고 잠시 불꽃 튀는 회원들의 토론이 있었다.

 회원들의 동참에 의해 바로 영어 굿(Good)에다가 충주란 이름을 붙여 만들어진 좋은 충주란 말이라고 결론 냈다.

 이어서 맹인인 최 여사의 날카로운 질의가 이어졌다.

 "그럼, 굿이란 낱말을 한글로 쓸 때 받침은 뭐죠?"

 "당연히 시옷이죠."

 "그럼 무속들이 하는 굿은 무슨 받침인가요?"

 "같죠."

 "그러면 굿판을 한판 하는 충주란 말로 얼핏 다가와 좋지 않네요."

 과히 좋은 말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데 이미 충주에서는 '굿 충주'라는 구호를 오랫동안 사용해 왔다는 말이 이구동성이다.

 회원 중 한 분이 그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었나보다. 왜 바꾸지 않고 그냥 두는가에 대해 열변이다.

 현 시장의 시정방침에 의한 일로서, 사람이 바뀌었다고 사용하던 구호마저 바꾼다면 그에 따른 비용이 적잖게 된다.

 따라서 결론적으로는 시의 재정을 가능한 한 아껴서 시민을 위해 올바로 지출하자는 현 시장의 시정경영방침 중 하나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하찮게 볼 수도 있겠지만 읍면동 사무실 현관 밖에 붙여진 구호판을 모두 새로 제작한다면 주먹구구식으로 추정해 봐도 적잖은 경비가 소요된다.

 반론도 만만찮았다. 과거에 사용하던 '중심고을 충주'란 좋은 구호를 굳이 바꾼 이유는 뭔가? 더 좋은 말을 구안했으면 좋겠다.

 특히 현 구호판은 전임의 근무 기간에 이어 현임의 이미 지나간 임기 4년을 감안할 때, 이제는 부족하고 낡은 점을 고쳐서 새롭게 제작할 때도 됐다는 생각이 든다는 견해도 많았다.

 필자 역시 강력하게 비판했다.

 무엇보다 굳이 영어가 들어간 이유는 무엇일까? 혹여 시대성에 뒤떨어지기라도 하나? 좋은 우리말을 두고 왜 외국어가 아니면 안 되기라도 하는지 묻고 싶다.

 모든 물건이나 건축물에도 사용내구연한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충주시 읍면동 사무소 현판에 '굿(Good) 충주'라고 써 붙인 구호판도 이젠 사용내구연한이 다 된 편으로 새 구호로 제작해도 될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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