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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0.07 14:35:41
  • 최종수정2018.10.07 14:35:41

정효준

충북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 위원·천주교 청주교구 새생명지원센터장

얼마 전 저출산 극복을 위한 대책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다.

회의 장소는 옛 보건소 자리에 있는 인구보건복지협회충북세종지회였다.

회의를 시작하며 사회자가 남긴 말이 회의 내내 머리에 맴돌았다. "이곳은 예전에 인구 조절을 위해 임신중절에 대한 교육과 함께 실제로 임신중절 수술이 빈번히 이뤄졌고, 각종 산아제한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교육을 하고, 표어를 만들어 공지하던 곳이었습니다. 이제 이곳은 저출산 극복을 위해 연구하는 자리가 됐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이들은 정부의 지원이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한 효과를 내는데 필요한 현실적인 장치들과 프로그램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역할들을 할 결의를 하며 회의를 마쳤다.

우리는 이미 많은 정보를 통해 저출산으로 인한 현실의 어려움과 더불어 저출산 극복을 위한 많은 정책이 쏟아지고 있음을 알고 있다.

제시되는 많은 정책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재정이다. 재정적 지원은 크게 대상자들에게 주어지는 직접적인 지원과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간접적인 기반 지원으로 구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출산 장려금, 아동수당 지급, 신혼부부들에게 임대 주택 우선 지급 등이 직접적인 지원이라면 기관의 설립, 각종 문화 사업, 어린이집 확충 등은 기반 지원으로 볼 수 있겠다.

굳이 이렇게 구분해 보는 이유는 현장에서 일하면서 이 비율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전자, 곧 직접적인 지원의 비율이 높을 경우 대상자들에게는 효과적인 것 같지만 일시적이고, 후자의 비율이 높을 경우 정책이 잘 이뤄지는 것 같지만 당사자들의 불만을 듣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정책을 내놓느냐보다 그 정책들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조화롭게 실행되도록 하는 현장의 노력과 시스템이 있느냐인 것이다.

이 같은 정책들의 유기적인 조합은 혜택의 사각지대를 줄여나가는 데도 효과적일 것이다. 단순 실적 위주의 결과를 얻기 위한 노력은 자칫 편협한 혜택으로 나아가 정작 그 혜택을 누려야 하는 이들을 복지의 사각지대로 몰아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약 25년간 산아 제한 정책을 펼쳐왔다. 꾸준히 펼쳐온 이 정책은 어느덧 우리 문화가 돼 버렸고, 살리기보다 죽이기 위해 노력한 시대적 착오에 무감각해져 버렸다.

이것을 단시일의 몇몇 정책으로 뒤집을 수는 없을 것이다. 끊임없이 제시되는 정책들 안에 문화 자체를 바꾸고자 하는 교육 정책도 반드시 필요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단순한 지원과 순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저출산 극복 정책은 사상누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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