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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은영

충북도 바이오정책과장

나에게는 언니와 여동생이 있다. 말 그대로 세 자매. 허나 나는 예쁘다고 소문났다던 '맹진사댁 셋째 딸'은 당연히 아닐뿐더러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운' 빨강머리 앤이라도 되고 싶은 심정을 누가 알려나.(신기하게도 소설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맹진사댁인 우리 집에서 셋째 딸이 제일 예쁘다.) 아무튼 동성인데다가 적당하게 나이 차이도 나다보니 셋이서 복작거리던 집안은 조용할 틈이 없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싸웠다가 못 붙어 있어서 안달이 났다가를 반복했고, 친구들하고 노는 것보다 집에 박혀 우리끼리 있는 시간을 더 즐거워했다.

자라면서 자매가 많아 좋은 점은 더 생겼다. 어린 시절 주먹을 쥐고 싸우던 일은 없어지는 대신 서로 고민을 상담하기도 하고 엄마가 하면 잔소리라고 진저리쳤을 말들이 수다 속에 섞이기도 했다. 게다가 옷이며 가방, 액세서리를 공유하는 것은 기본이고, 셋 다 발 사이즈가 비슷하다보니 신발도 바꿔가며 신기도 했다. 때로는 쇼핑하는 게 귀찮아 동생 것을 내가 입거나 신는 대신 동생은 새것을 사도록 현금을 쥐어주는 일도 간혹 있었다.

그 와중에 나 혼자만의 불만이 있었다. 20대가 되면서 여자들로 바글거리는 집에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품목 중 하나는 바로 화장품. 화장은커녕 선크림도 바를까말까 한 나와는 달리 화장품회사에 다니던 언니는 새로운 제품에 관심이 많았고, 피부가 민감하고 화장에도 관심이 많은 동생은 본인에게 맞는 화장품을 찾겠다는 강한 의지에 셋이 함께 쓰던 화장대는 틈을 찾기 무섭게 새로운 화장품으로 채워졌다. 그러다보니 화장대에는 반 이상 남은 채로 자리만 차지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꼬락서니를 못 참는 것은 외롭게도 나 혼자였다. 다행스럽게도 민감한 피부가 아닌 나는 '쓰레기처리반'을 자청하며 내 피부에 맞는지는 관심도 없고, 빨리 쓰고 치워버리겠다는 강한 의지로 하나하나 화장품들을 정복(·)해나갔다. 결국은 품목으로만 따지자면 언니와 동생보다 2배가 넘는 화장품을 쓴 셈이었다.(그렇다고 특별히 화장기술이 늘거나 피부가 좋은 것은 아니다보니 매우 안타깝다.) 그러다보니 화장품 성분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간혹 특이한 화장품에 눈길이 쏠리기도 했다. 결혼으로 집을 떠난 언니 덕분에 빈칸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다시 채워지는 화장대를 보며 나도 반 포기상태에 돌입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나 역시도 화장품 관련 업무를 하다 보니 길거리를 다닐 때에도 화장품매장을 지나치지 못하게 되었다.

매장을 구경하다보면 신기할 정도로 다양한 제품들이 많다. 달팽이진액, 뱀독, 봉독, 연어, 막걸리 추출물 등이 함유된 경우나, 미세한 바늘로 피부 속에 직접 화장품을 침투시키거나 바르는 즉시 주름이 펴진다는 화장품도 있다. 단순한 피부테스트를 넘어 유전자 분석으로 나에게 적합한 화장품을 추천하거나 만들어주기도 하는 서비스도 있단다. 또한 마스크팩, 주사기 마스크팩, 쿠션퍼퓸, 장미모양 거품이 나오는 폼클렌징 등 포장방식에 아이디어를 접목한 제품들까지 글로 쓰기엔 벅차다. 거기에다 남성이나 어린이 전용, 임산부 전용 등으로 대상을 특화한 경우도 있고, 효능이 검증된 의약성분을 접목한 '더마 화장품'도 눈길을 끈다.

그러다보니 영상을 통해 신상 화장품을 소개하거나 화장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화장품에 들어간 성분을 분석해주고 착한 화장품을 추천해주기도 하는 '뷰티 크리에이터'들의 인기는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다. 오프라인적인 삶을 사는 나 역시도 찾아보는 블로거가 있을 정도니 말 다했다. 그만큼 화장품에 대한 관심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미(美)를 넘어 재미와 건강까지 챙기는 화장품의 변신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행사가 있다. 바로 '2018 오송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다. 전국에 있는 기업들의 아이디어 넘치는 다양한 제품들을 직접 체험하고 현장에서 구입도 가능하다. 게다가 화면 속에서만 볼 수 있었던 뷰티 크리에이터들을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있으니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엑스포는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오송역에서 개최된다. 아직 한참 멀었다고 생각하면 큰일난다. 바로 지금이 '내 달력 속에 저장'이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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