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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식

수필가

말의 힘은 참으로 미묘하다. 긍정적인 말을 들으면 뇌는 금세 좋은 이미지를 떠올린다. 반면 부정적인 말 속엔 그릇된 힘이 내재된 듯하다. 하다못해 물도 그것을 향해 욕을 하거나 짜증을 내면 물 결정체가 깨져버려 흉측한 모습이 된다고 한다.

반면 긍정적인 말엔 물의 결정체가 아름답고 안정적인 육각형 모양이 된다고 하니 말이 참으로 중요함을 새삼 깨우친다. 하물며 자연도 이러할진대 사람에 대한 나쁜 평판은 어떠할까? 그래 예로부터 악담 듣는 일을 삶 속에서 경계해 왔나보다.

며칠 전 일이다. 지인이 어느 모임에서 마주친 여인을 보고 내게 귀엣말을 해왔다. "저 여인 가까이 하지 마세요."라고 말이다. 몇 해 전에도 지인은 이 여인을 만났을 때 내게 그 여인과 상종하지 말라는 말을 전했었다. 그때는 지인의 말만 믿고 퍽이나 그녀의 성격이 까칠한 줄 오해했다. 그러나 지인의 험담과 달리 내가 직접 겪어보니 여인은 성실하고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 아니던가.

이젠 사람에 대한 평판일 경우 남의 말을 믿지 않기로 했다. 타인 말에 혹해 그릇된 선입견에 갇혔던 게 못내 뉘우쳐진다. 내가 겪어본 결과 그녀는 고운 심성의 여인이다. 하지만 지인은 시기, 질투심에 괜스레 그 여인이 밉단다.

지인이 여인에게 느끼는 시샘은 다름 아닌 외모와 능력 탓이라고 했다. 자신에 반해 여인은 곱상한 외모와 날씬한 몸매, 그리고 유독 지인과 같은 분야에 뛰어난 능력을 보여서 더욱 시새움을 느낀다고 했다. 인간의 시기심엔 남을 끌어내려 자신과 똑같이 만들려고 하는 심리, 또한 상대방을 깎아내리려는 심리가 깃들어 있다고 한다. 이런 시기심은 원만하던 인간관계마저 와해시키기도 한다.

시기심으로 인해 타인에게 품는 악의 탓이다. 이에 미국작가 마크 트웨인조차 " 내가 이룬 성공 속에는 항상 나의 제일 친한 친구들조차 언짢아할 그 무엇이 있다"라고 시기심을 말 할 정도다. 누구보다 성공을 기뻐해 줄 친구로 알지만 실은 속으론 배 아파한다는 의미가 아니고 무엇이랴. 즉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는 우리네 속담과 같은 맥락이다.

이런 마음은 인간에게만 국한된 게 아닌가 보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 대 연구진이 번식 기에 접어든 63마리의 수컷 제비 가슴 깃털을 짙게 염색한 후 관찰해 본 결과가 매우 흥미롭다.

가슴 깃털을 짙게 염색한 제비들을 본 암컷들이 짝짓고 싶어 따라다니는가 하면, 염색한 수컷 제비들이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도 더 많이 분비 됐다는 연구 결과이다. 이 내용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또 있다.

염색한 수컷 제비가 암컷들에게 인기가 높자 그 제비들이 다른 수컷들에게 맹렬한 공격을 받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깃털을 염색한 제비들이 전과 달리 체중도 줄었다고 하였다. 이는 염색한 제비들이 무리의 달라진 반응에 대응하느라 체력을 많이 소모했기 때문이라는 재미있는 설명이다.

이로보아 동물이나 인간이나, 시샘은 속성인 듯하다. 시기심은 순전히 타인과 자신과의 비교 심리가 단초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지니지 못한 어느 부분을 상대방이 우월하게 지닌 것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이 시샘이다. 이는 남을 밑바닥까지 한껏 끌어내리려고 하는 삐뚤어진 심성에서 파생되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아는 지인처럼 타인이 지닌 외모나 능력을 시기해 그것을 자신의 험담의 도구로, 혹은 상대방을 파괴할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주의해야 할 것이다.

험담이나 모함, 음해 따위는 상대방의 인격을 망가뜨리고 명예를 훼손시키는 행위이다. 악의가 숨어있는 시기심엔 타인은 물론이려니와 자신을 교묘히 파괴하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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