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폭우에 속수무책… 무너진 '태양광 드림'

전국 태양광 시설 재해 무방비
장마철 재해 발생 빈번… 주민들 불안감 가중
오창 성재리 공사 현장 인근 논·주택 토사 덮쳐
충북 100㎾ 초과 허가 늘어 8월 누적 무려 478건

  • 웹출고시간2018.09.02 21:06:30
  • 최종수정2018.09.03 13:19:59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성재리에 조성 중인 태양광발전시설 현장이 지난달 26~31일 내린 비로 붕괴 위험에 처했다. 31일 한 주민이 펜스가 무너져 토사유출이 심각한 곳을 가리키고 있다.

ⓒ 최범규기자
[충북일보] 친환경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태양광발전시설이 재해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회의적인 시각이 상당하다.

지자체가 보급에만 혈안인 사이 발전사업 현장 곳곳은 산사태 등 재해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31일 오전 찾은 청주시 오창읍 성재1리의 태양광발전사업 공사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발전시설을 설치한 1만여 평의 산비탈 곳곳에는 전에 없던 골짜기가 생겨 버렸다.

수일 째 내린 비로 흙이 모두 흘러내려갔기 때문이다.

성인 키 높이만한 골짜기가 곳곳에서 흔히 발견됐다. 강우에 대비해 설치한 안전장치는 비닐을 덮어 놓은 게 고작이었다.

태양광시설을 조성하면서 설치한 가로, 세로 폭 1m 남짓한 배수로에는 토사가 가득 차 배수기능을 전혀 하지 못했다.

이곳에서 흘러내린 흙은 고스란히 인근 농로에 쌓였다.

시공사는 이른 아침부터 장비를 동원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었지만, 수많은 흙을 치우고 배수로를 정비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인근 성재2리는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역시 1만여 평의 태양광발전시설 설치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이곳에서 흘러내린 빗물과 흙은 전날(30일) 밤 인근 주택을 덮치기도 했다.

한 주민 A씨는 "어제 밤 11시 순식간에 앞마당까지 흙탕물이 쌓였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한숨도 자지 못했다"며 "양동이로 물을 퍼내기 바빴고, 오늘 아침에야 겨우 장비가 투입돼 정리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31일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성재리에 공사 중인 태양광발전시설 현장 인근. 시공사 측이 도랑을 메워버린 탓에 수로가 없어져 인근 밭으로 빗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 최범규기자
성재2리 공사 현장은 배수시설이 사실상 전무해 예견된 재해였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 B씨는 "공사 현장 인근 도랑을 흙으로 메운 뒤 차량이 통행하는 공간으로 활용했다"며 "산(공사 현장)에서 흘러내린 물이 빠져나갈 데가 없어 주택가와 밭으로 쏟아져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옛 도랑 자리라고 설명한 곳은 현재 복토가 이뤄진 상태였다.

때문에 인근 밭고랑 사이로 많은 양의 빗물이 흘러내려오고 있었다.

지자체의 관리 부실에 대한 불평도 쏟아졌다.

C씨는 "최근 청원구청에 재해대책과 관련해 민원을 넣은 뒤 직원들이 한 차례 현장을 둘러봤다"며 "이후 시공사가 일부 농지 주변에 대한 배수로 정비를 한 게 전부며, 지자체 차원의 대책은 전혀 없었다"고 꼬집었다.

시공사 관계자는 "지난 29일부터 장비를 투입해 안전조치 및 배수로 정비에 나서고 있다"며 "성재2리 침수는 점용허가 부분이 해결되지 않은데 따른 자연재해일 뿐 공사자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태양광발전시설이 우후죽순 늘어 나고 있는 탓에 사업 현장 곳곳에서는 재해 위험도 크게 늘고 있는 형국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100㎾(광역단체 허가 기준) 초과 태양광발전시설 허가 건수는 지난 2015년 106건에서 2016년 185건, 2017년 371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8월 기준 허가건수는 무려 478건에 달한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