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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아리랑은 우리민족의 대표적인 민요다. 2008년 2월 뉴욕 필하모닉 평양 공연은 지금도 그 감동이 생생하다. 남북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민족의 심금을 울렸다. 몇 년 전인가 인사동 골목에서 있은 번개 연주 같았던 아리랑 심포니 공연도 큰 감동이었다.

전국에는 아리랑고개가 많다. 충주에서 제전 한수로 나가는 옛 고개이름이 아리랑이다. 서울 돈암동에서 정릉으로 넘어가는 낮은 언덕도 아리랑, 경상도 상주 화산동에 아리랑고개가 있다. 왜 이리 아리랑고개가 많은 것일까.

아리랑에 대한 해석은 연구자 마다 다르다. '아리'가 사람 이름이라고 한 이도 있고 지명이라고 해석한 학자도 있다. 아리랑이 아리수에서 나왔다고 주장하는 민속학자도 있다. 아리수는 바로 한강, 충주는 남한강이고 정선은 북한강이다.

아리수는 고대에 많은 젊은이들이 죽어나간 곳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아리수에서 가장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달천, 남한강 주변에 있는 산들을 답사해 보면 많은 곳에서 성터가 발견된다. 고대 토기 편과 와편(瓦片)들이 타임 캡슐처럼 산란하고 있다.

단양군 영춘면에 있는 온달성은 고구려 장군 전사지로 추정되는 것이다. 6세기 중반 경상도에서 조령을 넘은 신라의 한강 확보를 알려주는 설화다.

여지승람 '한성'조의 기록이 주목된다. 바로 '장한가長漢歌)'라는 향가에 관한 내력이다. 신라 장정들이 고구려와의 전장에서 죽은 것을 슬퍼하여 이 노래를 지어 불렀다는 것이다. 지금은 가사를 알 수 없으나 가락은 아리랑을 닮고 있지 않았을까. 이 노래가 정선에서, 영춘에서 충주에서 불려 진 것이다. .

아리랑은 정선아리랑이 가장 슬프게 들린다. 진도아리랑을 더 슬픈 가락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진도아리랑은 호남 특유의 계면조가 농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충청도 아리랑은 빠른 대신 구수하고 슬프다.

'나를 버리고 가는 임은 십리도 못가 발병 난다'는 대목도 해석이 구구하다. 생자와 사자의 이별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또는 떠나는 임이라고 해석한다. 어찌 됐든 아리랑은 이별의 노래로서 심상(心傷)을 토로한 것이다. 많은 외침과 전란으로 생이별이 많았던 한민족, 그 한의 노래였던 것이다.

한 신문을 보니 요즈음 국악계가 침체되고 있다고 한다. 국악인들의 발표마당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국악공연이나 활동을 지원 해 온 기업의 지원이 일체 끊긴 것이 주된 원인이다.

아리랑 CD도 판매가 안 되며 국악을 소재로 한 창의적인 음반 사업도 침체일로라고 한다. 이름 있는 명창 국악인들도 생계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아리랑을 즐겨 부르는 국악인들은 시급을 받는 편의점 알바나 건축현장 일용직 노무자로 나간다.

최근 강원도 정선에서 아리랑 국제 문화 캠프가 열렸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국제문화교류를 테마로 열린 것이다. 베트남, 인도, 미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캐나다, 한국 등 7개국에서 19명이 참가 아리랑을 체험했다. 참가한 세계 젊은이들은 아리랑에 열광했다고 한다. 이것도 잠시 반짝하는 뉴스였다.

대통령을 비롯 정부 주요 인사들의 국악 중흥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촉구한다. 최근에 와서는 청와대에 국악인을 초청하는 경우가 없다. 문화체육부가 무더위 문화청량제를 선물한다고 했으나 국악인들에게는 와 닿는 것이 없다. 지구촌 민요가 된 아리랑이 광화문광장에서 혹은 충주 아리랑고개에서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공연되어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날을 기다려 본다. 아리랑이 시들해 지면 대한민국도 시들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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