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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8.02 15:08:26
  • 최종수정2018.08.02 15:08:26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30여년 전 필자는 지금은 고인이 되신 이원근 박사(전 강릉대 교수)와 함께 청주인근의 절터를 대부분 조사하게 되었다. 직지심체요절의 말미에 나타나는 '흥덕사(....淸州牧外興德寺鑄字印施)'터를 찾기 위해서였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를 찍은 흥덕사지를 찾는 일은 학계의 숙원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조사반은 뜻밖에 청원군 비중리에서 밭둑에 방치되어 있는 석조 좌불상 1구를 발견했다. 그런데 석불은 목이 잘린 모습이었다. 그러나 불신의 조각은 유려하고 시대는 통일신라시대로 추정되었다, 그런데 잘린 불두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수소문 끝에 인근 마을의 무당이 잘 모셔 두었다는 제보를 받을 수 있었다.

무당집 장독대에서 불상을 보는 순간 부처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소년의 얼굴 같은 존용은 하나 손상되지 않았다. 아 이처럼 아름다움은 미소가 있었던 것인가.

무당을 설득하여 불두를 가지고 와 쓰러진 불상의 본체에 맞춰 보았다. 잘려나간 목 부분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딱 들어맞았다. 필자와 이박사는 이를 당시 유물 수장기관이었던 충북대박물관 조성진 관장(작고)에게 알렸고 수습하는 절차를 밟았다.

이 불상은 통일신라~고려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현재 보물로 지정되어 청주박물관에 소장되고 있다.

우리나라 고대 불상은 이처럼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백제 관음의 아름다운 최고의 경지이다.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충남 서산군 운산면 백제 마애삼존불의 미소는 일본인들이 가장 부러워한다.

교또에 있는 고류지(廣隆寺) 소장의 일본 국보 제1호 목조반가사유상은 신라불상으로 경주에 침입한 왜구들이 가져가 쇼토쿠 태자에게 기증한 것이다. 그것이 일본서기에 자명하게 기록되고 있다. 독일 철학자 야스퍼스는 이 불상이 일본인들이 만든 작품으로 알고 세계 제1의 아름다운 미소라고 극찬했다.

백제 불상은 고구려나 신라불상과 차이가 있다. 고구려는 북위의 영향을 받아 조각이 날카로운 반면 신라는 당나라 영향을 받은 탓에 화려하고 장식적이다. 백제는 소박하면서도 부드럽다. 이들 삼국시대 불상들의 입가에는 아름다운 미소가 흐른다. 그것이 통일신라 고려시대에도 이어져 왔다.

백제 관음은 여성처럼 곱고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부여 왕도에서 관음을 닮은 백제 귀족녀들을 만난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백제 금동제 불상은 희귀하다. 공주 부여 박물관에도 몇 점이 안 된다. 절터에서 찾아진 완벽한 금동불상은 대개 국보, 보물로 지정된다.

가장아름다운 미소를 가졌다는 7세기 추정 백제 금동관음보살입상이 일본에서 찾아져 뜻있는 단체에서 환수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제강점기에 출토되었으나 현재는 일본인 기업가가 소장하고 있다. 일본에는 개인들이 엄청난 양의 우리나라 문화유산을 수장하고 있다.

지금은 출토가 분명한 백제금동불상을 가지고도 우리 것이라고 주장하지 못한다. 일본 소장자에게 큰돈을 주어야 환수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라가 강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소중한 문화유산을 깡그리 침탈당한 한국의 역사. 그 아픈 상흔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이번 백제관음불상은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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