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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더울 수밖에…" 노인이 위험하다

수암골 거주 40명 중 12명 이상
에어컨 없이 혹독한 여름나기
거동 불편 경로당은 언감생심
"지자체가 취약계층 배려해야"

  • 웹출고시간2018.08.01 21:06:44
  • 최종수정2018.08.01 21:06:49

거동이 불편해 경로당에 갈 수 없는 김익전(94·청주시 수동)씨가 발과 마당에 물을 뿌리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 신민수기자
[충북일보] "변변한 냉방시설 없이 수 십 년을 살았지만, 이번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하네요"

역대 최강 폭염이 찾아온 1일, 이른 오전부터 청주 수암골에 위치한 수암경로당에 노인들이 속속 모여든다.

평소 같으면 텅 비어 있을 시간이지만 폭염이 시작된 이후 노인들은 더위를 피해 일찌감치 이곳을 찾고 있다.

수암경로당에 등록된 노인(65세 이상)은 40명. 이 중 12명 이상의 노인이 에어컨 없이 여름을 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암골에는 더위에 취약한 슬레이트 지붕을 올린 집이나 함석집에 사는 노인들이 많지만, 냉방장치를 갖춘 집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에어컨을 갖고 있는 노인들도 전기세 걱정에 마음 편히 에어컨을 틀지 못한다.

오후 7시, 경로당 문이 닫히면 더 이상 더위를 피할 곳도 사라진다.

하지만 고령의 노인들이 더위와 맞서기엔 역부족이다.

김종수(73) 수암경로당 회장은 "더위에 겁먹은 노인들이 밤이 돼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시간을 보낸다"며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이 많다. 에어컨을 살 수 없을 뿐 아니라 있어도 전기세가 부담돼 제대로 틀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세 인하가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폭염 속 노인들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근에 사는 김익전(94)씨는 낮 최고 기온이 38도까지 오르는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났지만, 거동이 불편해 경로당에 갈 수 없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호스를 잡고 마당과 발에 물을 뿌리며 더위를 식히는 것이 전부다.

김씨는 "이곳에서 60년을 살았지만 이렇게 더운 날은 없었다"며 "몸이 불편해 지붕에 물을 뿌리지도 못한다. 그냥 더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청주시는 폭염이 시작된 이후 폭염 피해예방을 위해 취약계층 2만9천62명(독거노인 2만4천705명·거동 불편자 4천357명)에 대한 집중관리에 나서고 있다.

시는 지난달 31일까지 안부전화 2만5천582회와 방문건강관리 1만1천350회 등을 실시했으며, 무더위 쉼터 706개소를 운영하고 경로당 1천42개소에 4개월분(6·7·8·9월) 냉방비 20만 원을 각각 지원했다.

현장에서 만난 노인들은 폭염에 대응하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취약계층에 대한 더욱 세심한 배려와 지원을 당부했다.

김종분(77·청주시 현도면)씨는 "낮에는 마을회관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쏘일 수 있지만 밤에는 그러지 못해 잠도 제대로 못 잔다"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도 마을회관에 갈 수 있고, 새벽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방안을 모색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몸이 불편하거나 혼자 사는 노인들이 많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이들을 더 자주 만나줘야 한다"며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선풍기와 쿨매트 등을 지원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신민수기자 0724sm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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