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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7.12 20:00:00
  • 최종수정2018.07.12 20:00:00
[충북일보] 전국에 문학비가 몇 개나 세워져 있을까. '문학비 전성시대'라고 할 정도로 많은 문학비가 전국에 세워지고 있다. 일일이 세는 게 불가능할 정도다. 그렇다면 '동시비(童詩碑)'는 몇 개나 될까. 그리 많을 것 같지 않다.

최근 청주에서 정말로 묘한 일이 생겼다. 중앙공원 내에 있던 3t이나 되는 어린이 동시비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행방이 묘연해 찾을 길이 없다. 이 동시비는 1983년 청주 중앙공원에 세워졌다. 공원 내 어떤 기념비보다 나은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당시 조각가 김수현 충북대 교수의 재능 기부로 만들어졌다. '어린이들이 꿈을 활짝 펴라'는 의미로 태양 모양으로 조각됐다. 동화 작가 유영선씨가 동시를 썼다. 서예가 운곡 김동연씨가 글씨를 써 음각했다. 좌대 높이 1m, 본체 높이 2m 등 3m에 이른다.

중앙공원에는 여러 가지 기념비가 있다. 국가 보훈처 지정 현충시설인 '의병장 한봉수 송공비', 충북 기념물 23호 '청주 척화비', 1949년도에 세워진 '대한민국 독립기념비', 충북 유형 문화재 136호 '조헌 전장 기념비', '청주 시민의 노래비', '시민 헌장' 등이 있다.

이 중 사라진 동시비는 35년 전 세워졌다. 문화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충분히 가치가 있는 조형물이다. 청주시와 청주시민이 반드시 지키고 보존해야 할 작품이다. 지역 문화계의 주장도 다르지 않다. 그런데 어느 날 아무도 모르게 없어졌다.

앞서 밝혔듯이 조형물의 무게는 대략 3t 정도다. 중장비 동원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한 무게다. 청주시는 지난 2013년과 2017년 딱 두 번 중앙공원 정비공사를 했다. 중장비가 공원에 드나들 수 있던 때는 이때 딱 두 번뿐이었다.

청주시는 지금까지도 동시비가 사라진 경위를 알지 못한다. 소재 파악은 말할 것도 없다. 공원 관리의 허술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대목이다. 하지만 2010년 찍은 사진을 보면 동시비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적어도 이때까지 있었던 건 확실하다.

청주시는 하루빨리 동시비 찾기에 나서야 한다. 스스로 해결이 어렵다면 경찰 등 수사기관에 수사의뢰라도 해야 한다. 도난인지 이전인지 정확하게 가려내야 한다. 그리고 청주시관계자든 누구든 책임질게 있으면 져야 한다.

중앙공원 어린이 동시비는 35년 전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제작됐다. 이곳에 있던 어린이 놀이터가 철거되면서 세워졌다. 당시 청주JC(회장 김현배)가 제작해 청주시에 기증했다. 그런 소망을 담은 동시비가 사라졌다.

청주시는 그동안 중앙공원에 많은 기념비를 세웠다. 하지만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관리하지 않았다. 이번 동시비 실종 사건은 청주시의 관리 소홀을 증명하는 대표적 사례다. 공원관리와 기념비 관리에 대한 새로운 매뉴얼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 기회에 청주시가 관내에 세워진 각종 기념비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벌였으면 한다. 더 이상 기념비 하나 관리 못하는 청주시가 돼선 곤란하다. 잘 만들어진 문학비 하나는 눈과 배, 마음까지 채워준다. 사라진 중앙공원 동시비도 다르지 않다.

문학비든 동시비든 소홀한 관리로 없어지거나 훼손된다면 시민들의 마음까지 훼손하는 일이다. 청주시는 하루라도 빨리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 2013년과 2017년 정비공사에 대한 조사는 필수다. 당시 공사담당자들에 대한 진술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중앙공원 동시비 실종은 청주시의 관리 부실 외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지금까지 드러난 상황으로만 판단하면 그렇다. 물론 도난인지 제3의 장소로 이전인지는 알 길이 없다. 참 어처구니없는 일로 안타까울 뿐이다.

청주시의 허술한 관리는 분명해졌다. 경찰 등 수사기관의 도움 없이 수년 전의 진실을 파악하기는 어렵게 됐다. 청주시가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당시 조형물을 기증한 청주JC와 함께 수사기관에 협조를 구해야 한다. 그래야 진실 파악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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