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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7.10 14:42:27
  • 최종수정2018.07.10 14:42:27
[충북일보] 기원전 620년께 그리스의 작가 이솝(Aesop)은 사모스 왕의 노예였다. 이솝은 동·식물이나 사물을 주인공으로, 풍자를 통해 교훈을 얻는 우화(寓話)를 만들어 신분 때문에 느끼는 억압에서 해방되고자 했다.

'개미와 베짱이'는 이솝의 대표적 우화다. 미래를 위해 계획하고 일을 하는 가치에 대한 양면적인 교훈을 준다.

초등학교 책 속의 개미

1970년대 산업화 바람 속에서 초등학교에 다녔다. 이미 아련한 기억 속으로 사라졌지만, 중년의 나이에도 잊혀지지 않는 수업이 있다.

이솝의 '개미와 베짱이'는 겨울을 대비해 음식을 모으는 개미와 따뜻한 계절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시간을 보낸 베짱이를 비교한 얘기다.

겨울이 오자 베짱이는 굶주림에 시달리다 개미에게 음식을 구걸하고, 개미는 그런 베짱이의 게으름을 비난했다.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개미와 베짱이' 얘기를 듣고 큰 교훈을 얻었다.

술에 취해 통나무 테이블에 올라가 춤을 추는 베짱이의 일반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70년 대 당시 왜 이런 우화가 필요했을까 생각해 보았다.

박정희 정권 시절 산업화를 위한 당위성을 역설하기 위한 일종의 '의식화 교육'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있다.

반면, 어린 시절부터 땀 흘려 일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한 교육적 목적은 부정적 평가를 넘어설 만큼 큰 가치를 보여줬다.

최근 경제 상황을 보면 참으로 답답한 생각이 든다.

성장과 분배. 성장에만 몰두하거나, 반대로 분배에만 치중할 경우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문재인 정부는 출범 후 줄곧 분배정책 쏠림현상을 보여줬다.

'저녁이 있는 삶'은 모든 노동자들에게 꿈과 희망이자 가족공동체 복원을 위한 매우 중요한 문제다. 부정할 수 없는 문제다.

주당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됐다. 이달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됐다. 5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들은 오는 2020년부터 시행된다.

언론계 역시 주 52시간 근무제는 예외가 아니다. 물론, 지역 언론사들의 경우 대부분 주당 40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어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주당 70시간 정도 일을 했던 몇몇 중앙 언론들은 신입기자들의 업무능력 배양을 위해 실시하던 새벽시간 대 경찰서 취재를 없애고 있다.

지방에서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이런 추세라면 '24시간 깨어있는 언론'은 불가능하다.

사람을 더 뽑아 3교대를 실시하면 된다고 주장하는 일부 세력이 있지만, 그들은 언제 땀방울 흘리면서 월급을 받아 본 적이 있는지 되묻고 싶을 정도로 현실과 동떨어진 원론만 앞세우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는 지금 정부의 반시장적 정책에 숨죽이고 있다. 어쩌면 숱한 기업인들이 휴·폐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민·관 모두 공명심 실종

공명심(公明心)은 사사로움이나 치우침이 없이 공정하고 명백한 마음을 의미한다. 공직자는 물론, 민간분야 노동자들에게도 공명심은 매우 중요한 가치다.

주 52시간 근무제 이후 공직은 물론이고 민간 영역에서도 '땡 맨'이 유행이다. 정해진 근무시간이 끝나면 하던 일도 멈추고 퇴근을 한다.

심지어 버스를 운행하던 운전기사가 근무시간이 끝난 자리에서 다음 기사와 업무를 교대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미 공명심은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 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최저임금은 올려야 한다. 원전 가동 중단에 이어 산업용 전기료 인상 움직임은 생산현장의 중소기업인들을 옥죄고 있다.

여름철 뙤약볕 속에서 묵묵히 일을 했던 개미는 사라진 셈이다. 이 추세라면 우리는 언제든지 베짱이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일방적인 성장과 극단적인 분배 모두를 미래 세대들의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이 문제는 한반도 비핵화를 통해 핵을 머리에 얹고 살아가는 세대를 후손들에게 물려주지 말아야 하는 사명감만큼이나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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