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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통장님 손경희씨

7년째 통장일 맡아 주민에 봉사

  • 웹출고시간2018.07.09 14:01:59
  • 최종수정2018.07.09 14:01:59
[충북일보] 아침 햇빛이 모서리에 부딪혀/긴 그늘 드리어지고/살포시 벼꽃 내려앉자/백로도 푸른 초원에 안긴다

빈 손수레 끄는 여인/행인도 차도 주변에 없자/주문을 외듯 하소연 쏟아내며/너희들만 같아라 되뇌어본다

눈을 감으면 아픔조차 얼어붙어/헤집는 어미의 고통.(중략)

어머니의 마음을 수채화처럼 그린 손경희 시인의 작품 '어미의 마음'이다.

9년째 시 공부를 하고 있는 그녀는 시 쓰는 일만큼이나 정열을 쏟는 일이 또 있다. 바로 통장 일이다. 통장은 행정의 최일선에서 주민과 직접 대면하며 동사무소가 추진하는 각종 사업을 알리고 전달하는 일을 맡는다.

이 때문에 봉사하는 마음이 없으면 통장의 직책을 수행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행정은 상하 조직이어서 최말단 통장이나 이장이 제대로 일을 하지 않으면 탁상 행정으로 흐르기 쉽다. 이 때문에 통장과 이장은 행정조직의 모세혈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청주시 서원구 분평동에서 7년째 통장직을 맡아 일을 하는 시인 통장 손경희씨. 그는 시를 쓰는 일만큼이나 통장이라는 자부심으로 주민들에게 봉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손 시인의 고향은 강원도 두메다. 군인 가족이었던 그녀는 아버지가 근무하던 강원도 산골에서 태어났고 학창 시절은 아버지를 따라 인천에서 보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충청도 남편을 만나 결혼한후 청주로 이사하며 청주와 인연을 맺었다.
아이들 뒷바라지에 세월이 흘러 40대 중반을 넘어서서 자신을 뒤돌아보게 됐다. 지난 세월 시어머니, 남편, 자식 등 가족만을 위해 살아 온 것이 조금은 후회스러웠다. 그래서 내 가족과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남에게 봉사하며 사는 것이 남은 인생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 통장 직을 맡게 됐다.

통장으로 열심히 봉사하며 주민센터를 방문하다 우연히 청주시가 주관하는 1인1책 펴내기 사업을 알게 됐다. 소녀시절부터 문학에 대한 꿈이 있었던 그녀는 곧바로 1인1책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서원대학교 평생교육원, 청주교육대 평생교육원에서 시 창작 공부를 하고 2014년 문학미디어 시 부문에 당선되어 문단에 데뷰했다.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위해 2017년에 청주문인협회 회원으로 가입했고 올해부터는 청주시인협회 재무국장의 중책도 맡았다. 통장으로 마을을 돌아다니며 보고 듣는 자연과 일상이 곧 글이 되고 시가 되었다. 시를 쓰는 일과 통장의 일은 그래서 떨레야 뗄 수 없는 연결 고리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어느날 그녀는 생각했다. 눈(目)은 왜 밖을 향해 있는 것일까. 상대의 아픔을 바라보고, 도와주라고 밖으로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그는 홀로 사는 독거 노인, 몸이 아픈 불우 이웃을 찾아 말 벗이 되어 주고 사랑을 나누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눈 감으면 너가 보이고/눈 뜨면 내가 보인다/꿈 꾸면 너가 보이고/꿈 깨면 내가 보인다/고개 숙이면 너가 보이고/고개 들면 내가 보인다.(너와 나 일부)

손 시인은 시민에 봉사하는 통장으로써, 또 아름다운 글을 쓰는 작가로써 살아가는 지금이 가장 보람되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 조무주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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