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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7.01 14:21:49
  • 최종수정2018.07.01 14:21:49
[충북일보] 청주시 낙가산 중턱 아래 다소곳이 앉아있는 형세의 보살사는 그 역사가 1450년 속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요즘 같은 여름 날씨에는 우거진 녹음을 경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커다란 느티나무가 입구에서부터 역사의 현장처럼 다가오는 것이다. 작은 돌담과 기왓장을 따라 작은 돌과 덩굴나무들이 또 다른 사찰의 멋을 그려주고 있다.

보살사는 신라 567년에 법주사를 창건한 의신대사가 세웠다고 한다. 벌써 1450년이 넘는 역사의 숨결을 따라 보살사의 경내로 들어선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웅장함과는 거리가 멀다. 일주문도 없는 그저 작은 사찰로 여길 수밖에 없는 풍경이다. 마침 스님이 수행 중이라 청아한 염불과 목탁 소리만이 보살사 경내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마음의 평온이 다가온다. 깊은 쉼을 들어 마시며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다.

작은 규모의 소박한 사찰로 보이는 보살사이지만 그에 대한 기록들은 그 역사를 만든 기록들로 가득 담겨있다. 778년(신라 혜공왕 14)에 진표율사의 제자인 융종대사가 중창했다는 기록이 남아있고, 고려 918년(태조 원년)에 태조(太祖)의 다섯째 아들인 증통국사가 고쳐 지었으며, 1107년(예종 2)에 자정국사가 중수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보살사 입구에 있는 불상.

고려 공민왕 때 토지가 하사됐고, 1458년(세조 4)에 다시 어명으로 중수됐음을 밝히고 있다. 보살사에 대한 기록은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여지도서(輿地圖書) 등 조선의 각종 지리지에 기록돼 있어 폐사되지 않고 계속해서 불사가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고려와 조선에 걸쳐 여러 차례 왕명으로 불사가 이뤄지는 등 왕실의 보호를 받은 사찰로 고려 후기 보살사와 주변 사찰 사이의 토지분쟁을 고려 왕실에서 조정했다는 기록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경내에서 처음으로 마주하는 오층석탑(청주 유형문화재 65호)과 극락보전(청주 유형문화재 56호)이 보살사의 멋을 그대로 보여준다. 고려시대의 풍을 닮은 오층석탑으로 사찰 한 면에 '간희계미(康熙癸未)'라 새긴 기록을 통해 조선 숙종 29년에 세웠음을 알 수 있다. 배불정책이 심했던 시기였기에 더욱 조선 중기 석탑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극락보전에 그려진 탱화.

기도가 끝나고 스님께 예를 드린다. 모든 중생을 구제해 서방극락정토로 왕생하게 하는 아미타불을 모신 극락보전 안으로 들어가 본다. 극락보전 안에는 보물로 지정된 괘불탱화와 석조이존병립여래입상이 보존돼 있다. 괘불탱화는 석가탄신일에만 만날 수 있기에 아쉬웠지만 석조이존병립여래불상은 일반인들이 쉽게 만날 수 있었는데 고려시대 석불로 동자를 닮은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각 역시 수도 중이라서 조용한 발걸음으로 다가간다. 카메라의 셔터 소리 역시 기도에 방해가 될까 걱정이 될 정도였으니 말이다. 삼성각을 지키는 느티나무 역시 오랜 역사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어느 사찰보다 조용한 발걸음이 너무나 어울리는 사찰이다. 보살사에 오시는 분들이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문구 역시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주기 충분하다.

보살사 경내 곳곳 새겨진 문구.

주변 경내를 한 바퀴 돌고 이내 묵도를 드린 후 발걸음을 주차장으로 옮겨본다. 날씨는 무더워지고 있지만 돌담길을 지나면서 시원한 바람이 길목에서 불어오고 있다. 주차장 주변에서 만난 약수를 한 잔 마셔본다. 더운 여름날의 시원함을 느끼기에 너무나 좋은 물맛이 보살사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청주 근교의 최고의 사찰 보살사. '보살'이란 단어처럼 중생을 위한 구도자(求道者)의 마음으로 이곳에서 마음을 다스려 봤으면 한다.

/ 청주시SNS서포터즈 한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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