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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6.04 18:21:23
  • 최종수정2018.06.04 18:21:23
'말뫼의 눈물'스웨덴
스웨덴 항구도시 '말뫼'에 도착했다. 점잖은 신사를 연상케 하는 도시 빌딩들은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깔끔하고 그윽한 느낌으로 여행객을 맞는다. 부드럽게 곡선을 이룬 해안선에 들어선 도시지형이 엘보겐 모양을 닮아 팔꿈치라고도 불린다.

말뫼의 눈물을 기억하시는가? 스웨덴 말뫼는 우리에게 '말뫼의 눈물'로 더 잘 알려진 도시다. 스웨덴 조선업체 코쿰스는 1775년 말뫼에 항만을 건설한 후, 대규모 경제발전을 이루며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세계경제는 늘 움직이는 것, 한·중·일 등 아시아 신흥국과의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하더니, 코쿰스는 문을 닫게 됐다. 그러자 대형 크레인을 팔려고 세계시장에 내놓았고, 우리나라 현대중공업이 나섰다. 그런데 골리앗이란 별칭을 가진 크레인 값은 단돈 1달러였다. 현대중공업은 이 크레인을 1달러에 사들여 운송, 해체, 선적, 설치, 시운전하는데 220억 원을 투입했다고 한다.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사

2002년 9월 25일, 한국으로 크레인이 실려 가는 것을 보려고 수많은 말뫼 시민들이 항구로 몰려 나왔었다. 그리고 운송선에 실려 바다 멀리 사라지는 크레인을 바라보며 한 없이 아쉬워했다. 이 현장을 중계하던 현지 방송국에선 장송곡을 내보내면서 아나운서가 '말뫼의 눈물'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울산 선박건조장 한복판엔 있는 거대한 '골리앗 크레인'의 출생지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들은 냉철하면서도 실용적인 북유럽 사람들답게 제조업이 무너질 것을 내다보고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하여 기존의 공업도시에서 벗어나 삶과 교육과 직장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시티 오브 투모로우'란 프로젝트를 성공했다. 도시 전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100% 신재생 에너지로만 충당하고 있는 말뫼 시는 스웨덴 최초 친환경도시로 탈바꿈했다.

스웨덴감라스탄왕궁안에있는파이프오르간

스톡홀름의 옛 시가지, 중세 스톡홀름의 중심가였던 감라스탄 광장을 걸었다. 폭이 좁은 길에 골동품이나 잡화상들이 아기자기하게 몰려 있다. 골목골목 간판들이 옛 모습 그대로 부착돼 북유럽 특유의 낭만이 풍겨난다. 스톡홀름의 정치 중심지인 시청사는 매년 12월 10일 열리는 각종 노벨상 파티장으로 유명하다. 건물 전면의 아치형 회랑에서 강을 바라보니 한 장의 그림엽서 같은 건물들이 물위에 떠 있다.
숲과 호수, 음악의 나라 핀란드

핀란드 원로원 광장풍경

스톡홀름에서 11시간 30분 동안 유람선을 타고 북유럽의 관문, 핀란드 헬싱키로 건너왔다. 핀란드는 숲과 호수의 나라다. 국토 전체의 90%가 숲이고 산이 없다 보니 달리는 내내 끝없이 펼쳐지는 평지와 호수가 번갈아 나타난다. 이 나라에는 무려 18만 8천개의 호수가 있다. 그중 가장 큰 호수는 서울시 면적의 일곱 배가 넘는 것도 있다고 한다. 섬 또한 1만 7천 개나 있어서 땅보다 물이 더 많은 나라다.

핀란드에는 자작나무가 주류를 이룬다. 하여 자작나무에서 추출한 자일리톨 영향으로 건강치아 세계 1위를 자랑하는 건치국가 이기도하다. 점점이 떠있는 작은 섬들이 도시를 이루는, 작고 한갓진 항구도시 헬싱키 거리엔 행인들 보다 선착장의 배가 더 많아 보인다. 노르웨이를 가리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고 말한다면, 이곳 사람들은 이 말을 수정해서 핀란드를 가리켜 '태내에서 천국까지'라고 표현한다.

핀란드 헬싱키 대성당 외부

문화의 전성기는 나라가 어려울 때 난다. 1865년경에 유행했던 '장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핀란디아'는 당시 러시아 지배를 받던 핀란드인 들의 민족 의식을 고취시킨 명곡이다. 애조가 흐르면서도 즐거움을 표현한 낭만주의 음악가 '장 시벨리우스' 기념공원으로 갔다. 입구에 있는 회색우산 같기도 하고 거대한 코끼리모형 같기도 한 신비한 물체는 무언가. 다름 아닌 무게 24t의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이다. 은빛으로 빛나는 이 오르간은 시벨리우스의 음악을 시각적 효과로 나타내 보인다.

핀란드 헬싱키 대성당안에 있는 파이프 오르간

600개의 은색 강철 파이프 오르간 아래에서 소리를 지르면 울림이 있다고 한다. 설마 기념비 작품에서 긴가민가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관광객이 그 아래로 들어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강철 파이프에서 어마어마한 소리가 공명됐다. 음악이 주는 영험은 어디까지 일까. 눈과 추위를 피해 작은 오두막을 짓고 자작나무 잎을 엮어 리듬 맞추며 '핀란드여 일어나라'하고 노래하던 그들을 상상해 보았다. 많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땅보다 물이 더 많은 아름다운 나라 핀란드를 떠났다.

/ 임미옥 수필가

임미옥 작가 프로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0년 푸른솔문학등단
제20회 동양일보 신인문학상
청주시 1인1책 프로그램강사
저서 '음악처럼', '수필과 그림으로 보는 충북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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