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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5.09 13:39:03
  • 최종수정2018.05.09 13:39:03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에는 석곡리, 석판리, 석실리가 있는데 모두 '석'으로 시작하므로 외지인들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청주시의 3차 우회도로에 석곡 IC에 이어 석판 IC가 바로 옆에 생기면서 정확한 위치를 알리는데 혼란을 주고 있어 그 어원을 확실하게 밝힘으로서 지역을 구분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우선 석실리(石室里)는 본래 청주군 남차이면(南次二面)의 지역으로서 팔봉산(八峯山)밑의 속 골짜기가 되므로 '솝실, 속실'이라 하였는데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석실'로 변이되었다. 이후에 인근에 있는 동편말, 벌터, 산너머라는 마을의 이름을 한자로 표기할 때에 '석실'의 '석'을 근간으로 하여 방향에 따라 석동리(石東里), 석서리(石西里), 석남리(石南里)라 표기하게 되었고,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사창리(司倉里), 석남리(石南里), 석서리(石西里), 석동리(石東里), 덕현리(德峴里)를 병합하여 석실리(石室里)라 하여 남이면에 편입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석곡리(石谷里)는 석실리(石室里)의 아래쪽이라 하여 석곡(石谷)이라 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지만 '실'과 '골'은 골짜기나 마을을 지칭하는 같은 의미의 말이므로 석실의 인근에 있는 골짜기에 새로 생긴 마을을 처음에는 모두 석실로 불리었으나 주민이 점차 늘어나서 지역이 나누어짐에 따라 서로 구분할 필요에 의하여 석곡이라 부른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런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중석곡(中石谷), 하석곡(下石谷), 공례리(公禮里), 북리(北里)의 일부를 병합하여 석곡리라 하여 남이면에 편입하다 보니 이름은 비슷한데 전혀 다른 마을의 지명이 되고 만 것이다.

그러면 석판리(石坂里)는 어느 말에서 온 것일까?

석판리는 본래 청주군 남차이면(南次二面)의 지역으로서 돌너더리가 있으므로 '돌노도리, 돌노돌'이라 불리어왔는데 한자로 표기하면서 '석판(石坂)'이 되었고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검북리(劒北里)를 병합하여 석판리(石坂里)라 하여 남이면에 편입되었다.

그런데 전국의 산에 있는 돌너더리 지형이 지명으로 정착되는 과정을 보면 계곡이나 골짜기, 산능선을 가리킬 때는 아직도 '너더리, 돌너덜'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는 지역이 있다.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수산리의 '너더리'를 비롯하여 대전 동구 판암동, 전북 완주군 화산면 화월리, 전북 남원시 아영면 청계리, 경남 산청군 차황면 양곡리, 경남 창녕군 대합면 장기리, 경북 영덕군 지품면 오천리, 전남 장성군 동화면 구룡리, 전남 해남군 문내면 용암리,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만정리,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지문리, 경기도 이천시 설성면 암산리, 충남 예산군 신양면 가지리, 충남 금산군 진산면 묵산리, 충남 공주시 송선동, 충남 공주시 유구읍 유구리 등에 '너더리'라는 지명이 있다.

이러한 지형에 마을이 생기면 마을의 이름을 한자로 기록할 필요가 있으므로 다음과 같이 표기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제천시 송학면 시곡리의 너더리는 '너다리, 널다리'로 불리다가 한자로 '판교(板橋)로 표기되었는데 이는 '널'을 널빤지라는 의미로 보아 '판(板)'으로, '다리'는 글자의 의미 그대로 '교(橋)'로 표기한 것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의 옛 우리말 이름이 '너더리'였고, 강원도 원주시 귀래면 운남리의 '너더리', 충남 아산시 용화동의 '너더리', 충남 아산시 선장면 죽산리의 '너더리' 등이 '판교(板橋)'로 표기하고 있으며 충남 서산시 오남동의 너더리는 '널문다리'로 보아 '판문교(板門橋)'로 표기하고 있는데 현재 정전회담장소로 쓰고 있는 판문점의 옛 지명이 널문다리였으며 이곳에 널문다리주막이 있었다하여 판문점((板門店)이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석판리의 어원은 '돌너더리'이므로 석판의 '석'은 '돌'의 의미하는 것이고, 석곡리와 석실리는 '솝실, 속실'로서 같은 어원에서 나온 말이므로 '속에 있는 마을'이란 의미인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전라북도 익산시의 옛 이름이었던 '이리'가 '솝실'을 그대로 한자로 표기하여 '裡(속 리), 里(마을 리)'가 된 것을 볼 때 이와 같은 맥락에서 속리산(俗離山)의 '속리'의 어원을 추정해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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