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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5.14 18:39:53
  • 최종수정2018.05.14 18:40:13

박천호

영동교육지원청 교육장

어금니가 아프기 시작한 건 며칠 전 부터였다. 보통은 하루쯤 지나면 통증이 가라앉아 별일 없이 지나가곤 했다. 동네 치과에서 정기적으로 방문하라는 문자가 왔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무시했다.

오년 전 곤혹스러운 진료 끝에 어금니 두개를 덮어 씌웠다. 치료가 완료되던 날, 간호사가 치실과 칫솔질 방법을 알려주었지만 건성으로 들었다.

거금을 들인 탓인지 한동안 단단하고 질긴 음식들을 잘도 먹었다. 그러다보니 치과에서 준 치실과 칫솔은 기억 속에서 까마득 멀어졌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슬금슬금 어금니가 아프기 시작했다. 입술까지 부어 오른 잇몸을 감당하지 못해 다니던 치과를 다시 찾아갔다.

치아 전체를 촬영한 자료가 금방 컴퓨터 화면에 떠올랐다. 의사가 덮어씌운 어금니를 가리키면서 뿌리가 갈라져서 빼는 수밖에 없단다.

그리고 임플란트 시술로 다시 심어야 한단다. 오년 전 덮어씌우는 데도 엄청나게 힘들었는데, 이번엔 아예 뽑고 다시 심어야 한다니 눈앞이 캄캄해졌다.

일단 의사 말을 믿지 않기로 했다. 설마 다른 방법이 왜 없으랴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불편을 감수하며 반년의 시간을 버틴 것이다. 간혹 통증이 심할 땐 진통제를 먹기도 하고, 음식물이 끼면 이쑤시개를 사용했다.

며칠간 여행을 떠나야했다. 문제는 거기서 발생했다. 모처럼 벼르고 나온 여행길에서 어금니가 말썽을 부렸다. 잇몸이 부어오르고 음식물을 씹기가 불편해졌다. 다행히 큰 도시 근처여서 치과가 있었다.

차를 세우고 파노라마 치아 엑스레이를 찍었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치아 사진을 보던 의사가 저번 동네치과와 똑같은 처방을 내리는 것이 아닌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기 무섭게 다니던 치과로 향했다. 그리곤 순순히 이를 뽑고 임플란트 시술을 하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그런데 문제가 한 가지 더 생겼다. 여섯 달이란 시간이 지나는 동안 잇몸이 내려앉았단다. 시술에 앞서 잇몸에 뼈 이식을 먼저 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결국 삼개월동안 치료가 미뤄지고, 뼈 이식에 대한 비용이 추가로 늘어났다.

그랬다. 진즉 병원에서 처방한 대로 바른 칫솔질을 했어야 했다. 정기검진 문자가 왔을 때 치과를 찾아갔어야 했다. 음식물이 낀 어금니 사이는 치실을 써야 했다. 육 개월 전에 이를 뽑고 시술을 서둘렀어야 했다. 결국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고 말았다.

어쩌면 최근 우리 주위에서 발생한 가슴 아픈 사건들도 조금만 미리 대비하고 준비했더라면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설령 막지는 못했을지라도 조금이나마 피해를 줄일 수는 있지 않았을까.

국가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그 일환으로 오는 5.14일부터 5일간 전국적으로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실시한다. 충청북도교육청은 '교육현장의 재난대비태세 역량 강화로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이라는 훈련목표 아래 각급학교 등 626개 기관이 훈련에 참여한다.

우리 영동교육지원청에서도 다중이용시설 인명과 시설피해를 줄이기 위한 화재대피 훈련, 지진대피 훈련, 심폐소생술 응급처치교육, 유치원 화재 대피 현장훈련을 한다.

이번에 실시하는 훈련이 소중한 인명을 지키는 귀중한 훈련이 될 수 있도록 교직원과 학생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길 바란다.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아나운서의 멘트가 귓전을 맴돈다. '영화는 예고편이 있지만, 재난은 예고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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