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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4.25 18:03:08
  • 최종수정2018.04.25 18:03:08

청주를 관통하는 무심천, 미호천, 금강 전용도로

[충북일보] 까치내는 청주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겐 어린 시절 멱 감고, 천렵을 하던 추억의 장소이다. 작천보가 생기기 전 둑이 있었다. 둑 주변 물길이 깊은 곳엔 그물로 고기를 잡는 나무배도 오갔다.

물가에 섰다. 햇살에 물비늘이 반짝이고, 은빛 작은 물고기들이 수면위로 튀어 오른다. 얕은 여울가에 자리를 잡은 백로는 먹이사냥 중이다. 날개를 퍼덕이더니 물속으로 머리를 담근다.

순식간에 머리를 다시 치켜들고 우아한 자세로 꼿꼿이 섰다. 긴 부리 사이로 물고기가 물려있다. 멀리서 지켜보던 왜가리가 수면 위를 스치듯 날더니 백로 근처로 내려앉는다.

봄 기운이 느껴지는 문암생태공원 튤립 꽃길

음성군 마이산에서 발원한 미호천과 청주 시내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흘러온 무심천이 만나는 지점으로 차를 몰았다. 합수머리다. 합쳐진 물은 청주시 원평동과 신대동을 지나 옥산면 남촌리와 소로리를 거쳐 금강으로 흘러간다. 이 내를 '까치내' 라고 부른다.

청주지역을 관통하는 무심천, 미호천, 금강 자전거 전용도로는 청주 시민들은 물론이고 입소문을 타고 찾아온 전국의 자전거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5월로 접어들면 수변 자전거 길을 따라 들꽃들이 지천에서 피어난다. 금계국, 개망초, 노랑꽃 창포, 질경이, 자주달개비, 갈퀴나물…. 무심천과 까치내 물길을 따라 자전거바퀴를 굴리는 것만으로 마음과 자연은 하나가 된다.

무심천과 미호천이 만나는 합수머리 인근에서 까치내로 이어진 둔치 주변으로 게이트볼 경기장이 여러 개 조성돼 있다. 평일 오후시간임에도 경기장은 게이트볼을 즐기는 중, 장년 부부들로 만원이다. 노인 분들이 즐기는 운동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렇지 않은가 보다.
문암생태공원

쓰레기 매립장이 있던 곳이 생태공원으로 바뀌었다. 총 21만여 ㎡로 충청권에 있는 공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2000년 12월 쓰레기 매립을 종료하고 7년간 특별한 용도 없이 방치되던 곳이다.

청주시민들이 이곳을 아름다운 친환경 공원으로 만들어 보자고 제안을 했다. 청주시가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2008년 5월 공원조성 공사를 시작해서 2009년 11월에 완공됐다.

해를 거듭하면서 쓰레기 매립장에서 피어난 친환경 공원이 청주시민들의 안락한 휴식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4월 봄기운과 함께 날씨가 포근해지면 문암생태공원에 튤립 꽃길이 열린다. 올해는 지난 겨울 동안 정성스럽게 가꾼 튤립 꽃 10만 송이가 지난 주 부터 꽃망울을 터뜨렸다.

다채로운 색상의 튤립 꽃이 피어있는 정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정원은 가족과 함께, 연인의 손을 잡고, 유치원 노란버스를 타고 온 아이들로 붐빈다. 찾아온 이들 저마다 꽃과 눈높이를 맞추며 하나, 둘, 셋 추억을 찍는다.

텐트 알 박기 등으로 논란이 일었던 문암생태공원 캠핑장이은 2017년 1월 1일부터 유료화가 됐다. 전기, 데크, 샤워장을 깔끔하게 다시 조성했다. 평일 이용요금은 8천 원(일요일~목요일), 주말 이용요금은 1만 원(공휴일 포함 금요일~토요일)이다. 일반 캠핑장에 비해 가격이 절반이상 저렴하고 접근성도 뛰어나다. 캠핑을 좋아한다면 관심을 가져볼 만 곳이다.

청주 미호천 작천보

작천보

까치내는 17세기 후반에 발행된 '동국여지지' 같은 지리서에서 줄곧 작천(鵲川)으로 나온다. 까치내를 '까치 작'에 '내 천' 자를 써서 한자로 작천(鵲川)이라고 한다. 이곳 지명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옛날 까치내에 있던 주막의 주모가 과거 길에 갑자기 몸져누운 상주에 사는 서생을 구하기 위해 약으로 쓰려고 하얀 까치를 잡았다고 한다. 바로 그때 서생과 원한 관계에 있던 호랑이가 나타나 이를 방해하자 한 포수가 호랑이를 죽이고 서생의 목숨을 구해주었다. 이후 서생은 장원급제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이곳을 까치내 라고 불렀다."

작천보는 원래 물을 가두는 역할만 하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고정된 보였다. 하지만 개량사업을 통해 상황에 따라 물을 가두거나 내보낼 수도 있는 개폐형으로 바꿨다.

지난해 여름 청주지역의 홍수 때 개량한 수문 6개를 모두 개방한 탓에 무심천이 범람하는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작천보가 톡톡히 역할을 해낸 것이다.

1900년 설립된 신대교회

118년 역사를 간직한 신대교회

까치내에 자리를 잡은 마을이 신대마을이다. 신대마을은 다시 상신대와 하신대로 나뉜다. 합수머리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상신대 마을이 나온다. 그곳에서 몇 백 미터 미호천 하류 쪽으로 가면 하신대 마을이 나온다.

하신대 마을에 도내에서 가장 오래된 개신교회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다. 마을에 교회가 2개 있다. 하나는 신축건물이고 다른 하나는 붉은 벽돌로 지은 낡은 건물이다.

오래된 교회로 찾아갔더니 문이 잠겼다. 주변을 서성이는데 누군가 교회대문을 열고 나온다. 신대교회 목사님이다. 반갑게 인사를 드리고 찾아온 목적을 이야기하자 신축교회로 안내하며 교회의 내력을 설명해 준다.

신대마을은 해주 오씨의 집성촌으로 이곳에 살던 오천보, 오삼근씨가 1900년 경기도 죽산군 둔병리의 개신교 공동체와 접촉을 한 이후 1901년 신대교회를 창립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마을 주막에서 집회를 가졌다가 현재의 자리에 있던 초가집을 구입해서 예배당으로 사용했다. 이후 초가교회가 함석지붕 교회로 그리고 1970년대에 붉은 벽돌교회를 지어서 40년간 사용을 해 오다가 2016년에 자리를 옮겨 교회를 신축했다고 한다.

무심천에서 까치내로 이어지는 자전거길 주변으론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강변 둔치에 주차장 3곳, 게이트볼 경기장과 작천보에 화장실이 각각 하나씩. 햇빛이나 비를 비할 수 있는 그늘 막은 수변 곳곳에 벤치와 함께 세팅돼있다. 보행자를 위한 운동시설과 철봉도 마련돼 있어 큰 불편함 없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미호천이 흐르는 까치내는 철새들의 보금자리이자 우리나라의 고유 민물어종인 미호종개의 서식지이다. 최근 며칠간 꽃샘추위가 풀리면서 강변 주변으로 하얀 조팝나무 꽃이 만개를 했다.

자전거 페달을 잠깐 세우고 둔치에서 봄 쑥을 뜯는 아주머니, 밭갈이로 일 년 농사를 시작하는 농부, 오늘도 까치내는 이런 소소한 일상과 함께 큰 물줄기가 되어 미호천을 흘러간다.

/ 청주시SNS서포터즈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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