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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근

충북참여연대 사회문화 국장

행복하다. 출근길에 6·13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사거리마다 허리 굽혀 인사하니 대접받고 사는 기분이다. 하루 주인대접 받고 4년 머슴 노릇하는 것이 선거라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높으신 분들에게 깍듯이 인사를 받아보겠는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지방의원이다. 술좌석에서 지방의원이 안주로 오르면 어찌 그리도 잘근잘근 맛나게도 씹어대는지. 그도 그럴 것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지방의원의 평가는 썩 좋지 못하다. 잘한다는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고, 일감몰아주기, 시 소유 정자 무단철거, 아내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업무추진비 사용, 물난리 때 해외연수, 직무과련 업체와 필리핀 골프여행 등의 부적절한 처사와 언행으로 시민을 화나게 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렇다 보니 지방의원이 뭐 필요하냐며 월급 주기도 아깝다는 시민의 의견이 다수인 것이 놀랍지 않다. 그렇다면 정말 지방의원은 필요 없을까· 지방의원은 하는 일 없이 월급만 타 먹고, 의회에서 싸움만 할까· 그렇지는 않다. 국민으로부터 가장 많은 원성을 듣는 곳이 국회라고 해서 국회의원 모두가 뒷돈 챙기고, 특권만 누리는 곳이 아니다. 국민에게 꼭 필요한 법안을 만들기 위해 밤샘하는 국회의원도 있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고민하는 국회의원도 있다. 개인적 일탈로 물의를 일으키는 몇몇 국회의원이 있다고 국회를 해산하자고 할 수 없듯 지방의회 또한 마찬가지다.

과거 명예직 무급으로 했던 때보다 지방의원의 자질과 역량이 나아진 것은 확실하다. 나름 전문성을 갖는 분도 있고, 회기가 열리는 기간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매일 출근해 현안에 대해 고민하는 의원도 있다. 행정사무감사 모니터를 해 보면 열심히 준비해서 날카로운 질의도 하고 대안도 제시하는 의원도 있다. 물론 모든 의원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시민단체가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는 몇몇 의원에 대해 비판 성명을 발표하고 사퇴촉구를 하면 언론은 이를 크게 다루고, 의정활동을 깊이 모르는 시민들은 언론에 보도된 사실만을 가지고 의원전체를 싸잡아 비난했던 면도 없지 않다.

이런 결과가 지방의원 무용론과 더불어 정치 혐오증, 정치 냉소주의를 불러일으킨 것이 사실이다. 지방의회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이 아니다. 생각보다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 지방의회는 주민을 대표하여 예산안·결산 승인과 청원·진정을 처리하고 법령의 범위 안에서 조례를 제정·개정·폐지하며, 집행기관에 대하여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동의·승인·보고와 관계공무원의 출석을 요구할 수 있는 등 주민대표기능, 자치입법기능, 행정 감시기능 등 크게 3가지 역할을 한다. 이렇듯 시민의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 지방의회다.

그러므로 각 당은 개인적 일탈행위로 시민의 지탄을 받았던 의원들을 공천과정에서 철저히 배제해야 하고, 그런 의원이 다시 나오면 유권자는 표로써 심판해야 한다. 2018년 충청북도의 예산은 4조1천810억 원이고, 청주시의 예산은 2조2천897억 원이라고 한다. 싫든 좋든 지방의회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권한이 있다. 밉다고 돌을 던지기 이전에 개혁적이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유권자의 몫이다.

정치에 염증을 느껴 투표를 포기하기보다는 적절치 못한 후보를 골라낸다는 심정으로 '최선이 없다면 차선'을 그것도 어렵다면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무관심과 냉대를 받고 자란 나무가 재목으로 성장할 수 없듯 지방의원의 수준 또한 시민의 정치의식 수준을 뛰어넘지 못한다. 말보다 실천이 앞서는 6·13 지방선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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