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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영

청주시 강서 2동 주민센터 행정민원팀장

사람들에게 소망을 묻는다면 대부분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말할 것이다. 또 직장에서의 소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봉급 인상과 더불어 승진과 영전을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다.

며칠 전 필자는 청주시 흥덕구 강서 2동 주민센터 행정민원팀장으로 발령받았다. 27년 전에 공직을 시작해 우여곡절 끝에 처음으로 받아보는 보직이라 설렘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

1980년대 지어진, 소회의실조차도 따로 없는 아주 낡고 오래된 협소한 건물을 보는 순간 '어떻게 동 주민센터가 마을 복지회관만도 못하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새로운 부지에 위치할 신청사 이전 설계가 들어가고 내년에는 새 청사로 이전할 수 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흥덕구 강서 2동은 한참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말 그대로 도농 복합도시이다. 표면적으로는 인구 3천900여 명에 동장을 포함해 7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아담한 동이지만 외부적인 환경은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지고 하루가 다르게 청주시의 핵심 동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곳이다.

오는 8월부터 연말까지 신규 아파트 3천여 가구가 입주하고 앞으로 단독주택을 포함해 8천 가구가 더 입주하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5배 이상의 인구가 새로 유입되게 된다.

이에 대비하려면 행정조직도 지금보다 2배 정도의 인력이 확충돼야 한다. 벌써부터 인근 SK하이닉스공장 증설 등으로 인해 수천 명의 공사장 인부들이 왕래하고 점심시간에는 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등록등본 등 민원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줄을 서는 것은 일상이 돼버렸다.

이렇다보니 동 직원들의 피로감도 적지 않다. 동장과 팀장을 뺀 5명의 직원들 중 누구 한 명이 연가나 교육이라도 있으면 점심교대 시간에는 2명의 직원이 민원전화를 받고 상담하며 민원응대를 하느라 혼이 빠지기 일쑤다. 이에 대비한 인력 배치 등에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악성 민원인에게 시달리는 직원들이 많다. 현재 근무하는 거의 모든 직원들이 민원인의 이름만 들어도, 얼굴만 보아도 소화가 안 될 정도로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해 사무실 리모델링도 시행했고 민원대에는 여러 개의 화사한 꽃 화분을 올려놓았다.

변화의 시작인 셈이다. 얼마 전 폐막 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컬링 팀이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경북 의성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국민적인 '영미 신드롬'을 일으킨 것이다.

이제 '영미'는 온 국민에게 희망의 대명사가 돼버렸다. 컬링 불모지에서 단숨에 세계가 주목하는 팀이 돼 버린 것이다. 여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땀방울이 있었을까.

온 국민이 김은정 선수의 '영미'라는 힘찬 외침에 자극을 받아 희망의 새 출발을 하고 있는 것처럼 이제 강서2동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나라 컬링 여자대표팀이 단단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를 향해 달려가는 것처럼 우리도 전 직원이 혼연일체가 돼 내일을 위해 전진하고자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직원들에게 지금의 시련이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돼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거라는 믿음을 심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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