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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값 폭락… 도내 양계농가 '초비상'

산지가 특란 1판 1천680원
중·소란 한 판 500원 거래
과잉 생산으로 재고량 넘쳐
"산란닭 4천500만 마리 남기고
1천만 마리 이상 도태시켜야"

  • 웹출고시간2018.04.01 20:00:00
  • 최종수정2018.04.01 20:00:00

올 들어 달걀값이 '공급과잉'으로 폭락해 생산비는 커녕 판로까지 막혀버린 도내 양계농가에 초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영동군 내곡면 한 양계농가의 창고에 쌓인 달걀.

ⓒ 독자제공
[충북일보] 지난해만 해도 '금값'이던 달걀가격이 올 들어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달걀 값 폭락은 '공급과잉'이 원인으로, 생산비는 커녕 판로까지 막혀버린 충북도내 양계농가에 '초비상'이 걸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판매하는 달걀 한판(특란 30개)의 소매가격은 3천430원으로 평년(4천965원)보다 30.92%(1천535원)나 폭락했다.

이는 지난해 겨울 최악의 AI(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해 2천500여만 마리의 산란닭들이 살처분되면서 폭등했던 7천430원보다 53.84%(4천 원)이상 낮은 가격이다.

산지 달걀가격은 더욱 참혹하다.

청주시 북이면에서 산란닭 6만5천 마리를 사육하는 유모(60)씨는 최근 달걀 값이 폭락해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AI 여파로 지난해 특란 1개당 180원을 유지했던 산지가격이 현재는 56원에 거래되기 때문이다. .

유씨는 "산란닭을 사육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지금처럼 달걀 값이 폭락한 적은 없었다"며 "사상 최악이다. 지난해 AI 여파로 5천400~6천400원하던 특란 한판이 현재는 1천680원에 거래돼 생산비는 커녕 사료비도 건지지 못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이어 "특란, 왕란, 대란은 그나마 도매상인들이 가져가지만 알이 작은 중란, 소란은 달걀 한 판에 500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이처럼 싼 가격도 거래처를 확보한 대규모 농장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3만 마리 미만의 소규모 농가는 거래처가 없어 팔지를 못한다. 여건이 열악하다보니 보관할 냉장고도 없어 농장 한켠에서 달걀이 썩어가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양계농가들은 2016년 겨울 AI가 확산하기 시작한 뒤부터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겨울철에는 AI 방역조치가 강화돼 달걀 판매가 막히기 일쑤였다.

지난해 여름에는 '살충제 달걀' 사태가 터져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달걀 값 폭락까지 겹쳐 '삼중고'를 겪고 있다.

달걀 가격이 이처럼 폭락한 것은 지난해 AI 발생 이후 입식된 산란닭들이 일시 물량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작년 AI 발생에 따른 살처분으로 텅텅 비었던 양계농장들이 한꺼번에 산란닭을 입식해 사육마릿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달걀 생산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게 양계업자들의 설명이다.

영동군 내곡면에서 산란닭 6만 마리를 사육하는 남기훈(67) 양계협회 부회장겸 채란분과위원장은 "달걀이 과잉 생산되다보니 상인들이 가져가지 않아 재고량이 넘쳐난다. 냉장보관하지 않은 달걀의 경우 보름 정도 지나면 품질이 떨어져 팔지를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달걀값 폭락사태를 막으려면 전국적으로 5천600만 마리의 산란닭을 4천500만 마리만 남겨두고 1천만 마리 이상을 도태시켜야 한다"며 "농가에서 이유 여부를 막론하고 산란닭을 도태시키거나 살처분하는 길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재철(63) 양계협회 충북도회장은 "이번 달걀값 폭락사태는 지난해부터 예견된 상황이었다. 막혔던 산란닭 입식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수급불안이 예고된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달걀 1개에 100원은 해야 사료비와 인건비를 건질 수 있다"며 "지금처럼 달걀 1개에 50원 하면 사료값도 안 된다. 살충제 계란' 파동 후 검사가 까다로워 가공육업자들이 노계(늙은닭)를 가져가지 않아 달걀 생산이 크게 늘었다. 양계농가의 자율 도태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와 달걀자조금에 지원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충북도내 양계농가 및 닭 사육 수는 251농가에 1천266만 마리로, 이 중 산란닭은 97농가에 550만 마리를 사육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주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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