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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3.26 13:06:08
  • 최종수정2018.03.26 16:08:45

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농산어촌으로 갈수록 아이들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세상으로 변하였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아이들이 없어서 지역문화의 중심역할을 하던 학교가 문을 닫아왔다.

정부에서는 귀농 귀촌정책을 펴고 있지만 젊은이들은 소외지역으로 돌아오지 않고 대도시로 몰려들어 각종 도시문제를 증가시키고 있다.

농산어촌에는 연로한 노인들이 고향을 지키며 이장과 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실정이 낯설지 않은 일이 되었다. 도시의 고층아파트는 하늘을 찌르듯 솟아올라도 이웃에 누가 사는지 낯선 나라에 온 사람들이 모여 사는 것 같아 사람의 정을 느끼지 못하는 삭막한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단군 이래 가장 잘사는 나라가 되었다고 자랑하지만 인간답게 살아야 할 윤리 도덕은 골동품 취급을 받고 있다.

사람의 생명을 존중하기 보다는 돈이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 끔직하고 황폐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결혼연령은 늦어졌고 자녀는 키우기 힘들다고 하나만 낳거나 아예 자녀를 낳지 않고 부부끼리만 인생을 즐기며 사는 풍조도 있다고 하니 세상이 망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아닌가· 이러하니 인구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고령사회는 도래하여 인구구조의 불균형은 위험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자연의 섭리를 무시하고 편리함만 쫒으며 경제발전에만 몰두하여 잘살게 되었으나 삶의 환경은 점점 악화일로(惡化一路)를 걷고 있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릴 수는 없으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은퇴 연령이 된 베이비부머(baby boomer)세대들이 태어 날 때만 해도 산아제한(産兒制限)정책을 폈었다. 이 당시 표어가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였다. 이들이 노인 세대가 되면 인구구조가 역삼각형이 될 것이다. 급속도로 성장한 경제개발의 부산물이 다음세대에게 무거운 짐을 안겨주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자녀가 많으면 다복하다고 했던 시대에 다산(多産)이 주는 가슴 따뜻하고 훈훈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약 30여 년 전 인천의 한 병원에서 딸 네쌍둥이가 태어났다. 강원도 광산촌에서 어렵게 살던 가난한 집안이라 키울 걱정이 컸으나 네 쌍둥이 아이들이 퇴원할 때 병원 이사장은 수술비와 인큐베이터 사용 비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네 아이와 기념사진을 찍고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고 인사하는 산모에게 네 아이가 대학교에 가면 장학금을 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고 한다.

병원 이사장은 바쁜 생활 속에 이들을 잊고 지내다가 사진첩을 정리하던 중 네쌍둥이와 퇴원 때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는 그때 약속이 떠올라 이들 가족을 수소문(搜所聞)하여 용인에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광부를 그만둔 뒤 장사와 노동일 등을 하고 있었고 집안은 생활 보호대상자로 지정될 만큼 어려웠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쌍둥이 자매들은 중 고등학교 시절 반장을 도맡아 하고 학교 성적도 우수했으며 태권도를 배워 4명 모두 대회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실력을 갖췄다고 한다. 어린 시절의 꿈은 다양했지만 4명 모두'백의의 천사'라는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 간호학과 진학을 결심했다고 한다. 길 병원에서 퇴원 때 이사장이 농담처럼 "간호사가 돼 고마움을 사회에 갚게 하시라"고 했던 말을 가슴에 새겨두었다가 가족회의를 거쳐 결정한 일이라고 한다.

합격은 했지만 등록금이 없어 고민하던 이들에게 이사장은 입학금과 등록금으로 2300만원을 전달해 18년 전 약속을 지켰다. 학비를 계속 대주기로 하고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면 모두 길 병원 간호사로 뽑아주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다행히 병원장의 따뜻한 배려로 잘 자라서 지금은 네 쌍둥이 모두 간호사가 되어 자기들이 태어난 병원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는 훈훈한 이야기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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