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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우왕좌왕"… 달라진 것 없는 훈련

현장르포-'406차 민방위의 날' 훈련

제천·밀양 화재 영향 사고 예방 위해 화재대피
기본행동요령 무시·환자 이송 중 넘어지기도
보여주기식 훈련에 시민들 "불안감만 더 생겨"

  • 웹출고시간2018.03.21 21:00:00
  • 최종수정2018.03.21 21:45:49

'406차 민방위의 날' 훈련이 펼쳐진 21일 현대백화점 충청점에서 실제 화재 상황을 가정한 화재 대피 훈련이 4년 만에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상황과는 다소 동떨어져 보인다.

ⓒ 강준식기자
[충북일보] "올해도 우왕좌왕하네요."

지난해 12월 충북을 비롯한 전국이 비통함에 빠졌다. 제천의 한 복합 스포츠센터에서 불이 나 29명이 숨지는 등 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참사 때문이다. 대형 화재 참사의 여파는 상상 이상이었다. 제천의 지역경제 등 모든 것이 순식간에 마비됐다.

한 달이 채 지나기 전인 지난 1월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도 화재로 인해 50명이 숨지고 109명이 다치는 등 159명(검찰 기준)의 사상자가 났다.

그로부터 두 달이 흐른 21일. 올해 처음 전국 단위 민방위 훈련이 펼쳐졌다. 이날 '406차 민방위의 날' 훈련은 연이은 대형 화재 참사의 영향으로 재발을 막기 위한 화재 대피가 주목적이었다.
ⓒ 강준식기자
21일 청주지역에서 하루 평균 1만여명 이상이 방문하는 다중이용시설인 현대백화점 충청점.

오후 2시가 되자 불이 났음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백화점 곳곳에 울려 퍼졌다. 불이 난 것으로 가정된 지점 인근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기도 했다.

일차적으로 가까운 매장의 직원들이 비치된 소화기를 이용해 초기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어 화재진압대원과 구조대원이 투입돼 각각 진화작업과 환자를 이송하는 훈련이 이어졌다.

하지만, 곳곳에서 어처구니없는 장면들이 발견됐다. 화재 대피 시 기본 행동 요령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화재 대피 시 행동 요령은 △물 묻힌 손수건이나 옷으로 코와 입을 막는다 △자세를 낮춘다 △한 손으로 길잡이가 될 벽을 짚는다 △한 방향으로 신속하게 밖으로 나간다 등이다.
ⓒ 강준식기자
이날 훈련은 4년 만에 하는 '화재대피 훈련'이었지만, 그 누구도 매장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았다.

직원들은 '보여주기'식인 듯 매장 내 몸을 웅크리고 있었고, 손님들은 안내 요원들에 따라 백화점 내 로비에 마련된 대피 장소로 모여들었다.

실제 불이 난 상황이었으면 연기에 질식하거나 건물이 무너져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장면이었다.

환자를 이송하는 훈련 중에는 구급대원이 깨진 유리병과 바닥에 흐른 액체를 밟고 넘어져 모의환자가 나뒹구는 다소 황당한 일도 발생했다.

훈련시작 10분이 흐르자, 화재가 진압됐다는 안내방송과 함께 대피 훈련이 종료됐다. 곧바로 심폐소생술 등 생활민방위교육이 이어졌지만,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대형 화재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해 4년 만에 펼쳐진 화재대피 훈련은 실질적으로 10분도 채 되지 않아 끝났다.

백화점을 방문한 최모(여·35)씨는 "최근 큰불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해 훈련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하지만, 화재 참사 재발을 위한 훈련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설펐다"고 말했다.

다른 고객 김모(여·38)씨는 "실제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했다가는 모두 목숨을 잃을 것"이라며 "대형 화재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높아져 실시됐다고 하지만, 오히려 불안감만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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