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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3.21 18:05:41
  • 최종수정2018.03.21 19:48:00
[충북일보] 인간이 만든 도시는 큰 유기체(有機體)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람처럼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친다.

세계사에서 볼 때에도 한 나라의 최고 통치기관이 모여있는 수도(首都)는 시대 흐름에 따라 바뀌어 왔다.

서울(한양)이 조선의 수도가 된 것은 1394년이다. 따라서 이 도시는 2018년 기준으로 무려 624년째 최고 도시 지위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현재 대한민국 수도에 관한 규정은 '서울특별시 행정특례에 관한 법률 2조'에만 있을 뿐 상위법인 헌법에는 없다. 따라서 30여년만에 추진되는 개헌에서 '세종 행정수도'를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게 대다수 국민의 여망이다.

박정희 전대통령의 공과(功過)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그러나 과도한 서울 집중에 따른 문제점을 올바로 인식,새 수도를 건설하려고 한 것은 탁월한 선견지명이었다.

이에 따라 극비리에 이른바 '백지계획'을 추진, 현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 신도시) 바로 옆으로 행정수도를 옮기려고 했다.

하지만 1979년 10월 26일 발생한 암살사건으로 그 계획은 '백지화'됐다.

흔히 '역사에 가정(假定)은 없다'라고 한다. 그러나 만약 박 전대통령이 백지계획을 실행했더라면 국민 전체의 '행복지수 총합(總合)'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지지 않았을까.

박 전대통령의 국토 균형발전 아이디어는 20여년 뒤 노무현 전대통령이 이어받았다.

그는 세종시를 이 나라의 새 행정수도로 건설하려 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관습헌법'을 근거로 국회에서 통과된 관련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림에 따라 행정수도는 '행정이 중심이 되는 복합도시'로 지위가 낮아졌다.

결국 두 전직 대통령이 그리려던 '용(龍)'은 현재 정부세종청사에 형태로만 남아 있다.

여러 개의 건물을 구불구불하게 연결한, 길이 3.6㎞의 세종청사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비상(飛上)하는 용과 매우 비슷하다.

세종 신도시가 모델로 삼는 도시인 워싱턴D.C.는 인구가 68만여 명(2017년 기준)이지만 미국의 수도다.

미국 최대도시인 뉴욕은 실질적 '경제수도' 기능을 하고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수도인 베이징보다 큰 도시인 상하이는 그 나라의 경제수도로서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기능이 서울에 집중되면서 각종 폐단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제 행정은 세종, 경제는 서울이 각각 맡도록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

'세종 행정수도'에 반대하는 사람은 대부분 "남북이 통일되면 국토의 가운데인 서울이 수도가 돼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

그러나 통일이 되면 북한 사람들이 무작정 서울로 몰려들면서 도시가 마비될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통일 후에 나타날 대혼란을 막기 위해서도 새로운 수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

게다가 행정수도가 굳이 한 나라의 중앙에 위치해야 할 이유는 없다.

미국은 남한보다 95배나 넓은 나라지만 수도인 워싱턴D.C.는 동쪽끝에 있다.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땅이 넓은 중국도 수도 베이징은 북동쪽에 치우쳐 있다.

영·호남과 수도권 사이에 있는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정하는 것은 이 나라의 '공간 적폐(積弊)'를 청산하기 위한 역사적 대과업이다.

대통령 직속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자체 홈페이지에서 최근 여론조사를 한 결과 찬성하는 국민이 65%인 반면 반대는 33%에 불과했다.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된 셈이다.

헌법이 아닌 법률에 행정수도 규정을 위임하면 '지속 가능성'이 약하다.

대통령이나 다수당의 정치적 의도에 따라, 국민투표를 거치지 않고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형(서울)은 고도비만에 걸려 있다. 반면 대다수 동생(지방)은 굶어죽기 직전이다. '행정수도 세종'은 형제가 모두 잘 살기 위한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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