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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가 뿔났다 ②존중받지 못하는 '의료인'

후배 달달 볶는 선배 간호사 환자보다 더 아픈 감정노동자

태움·공연준비 등 어려움 호소
군기문화에 지치는 젊은 간호사
"생명 다뤄 군기 엄해야" 설명
"선후배간 존중 우선돼야" 주장

  • 웹출고시간2018.02.27 21:00:00
  • 최종수정2018.02.27 21:00:00
[충북일보]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 중 하나인 간호사가 정작 업무 현장에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갑질·군기문화에서 비롯된 '태움'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데다 본업이 아닌 잡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간호사에 대한 인권유린이 'Me Too(미투·나도 당했다)' 운동과 함께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있다. 과거부터 지적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간호사 조직 내 개선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간호사 조직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태움(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이다. 갑질·군기문화가 가져온 악·폐습으로, 언제부터 이 같은 문화가 생겨났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과거부터 자행됐다. 환자의 생명을 직접 다루다 보니 작은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특성상 엄한 교육에서 비롯된 것으로만 알려졌을 뿐이다.

선배 간호사가 후배 간호사를 훈육하는 과정에서 욕설과 폭행이 공공연하게 있었고, 이를 '태움'으로 부르게 된 셈이다.

태움은 간호사 간 폭행·욕설·집단 따돌림 등으로 사라져야 할 간호사 조직 내 문화로 꼽힌다. 이들 스스로가 '간호사'라는 직업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간호사 간 존중이 없다 보니 환자·보호자 등으로부터의 존중을 요구할 수 없는 실정이다.

도내 일부 간호사들에 따르면, 태움은 간호사 인력난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본인도 '태움'에 가담했다는 한 간호사는 "간호사 수가 부족하다보니 신입 간호사를 엄하게 가르쳐 하루빨리 스스로 업무를 이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 욕설·폭행 등을 하기도 했다"며 "간호사라는 직업이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군기가 더욱 엄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태움'이 정작 병원 내 간호인력난을 부추기고 있다. 젊은 간호사들이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일은 종합병원 이상급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급여·복지처우 사정이 좋은 서울의 대형병원 등은 대기 간호인력이 많아 큰 문제로 이어지진 않지만, 충북을 비롯한 지방병원은 간호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지난해 젊은 여성 간호사들에게 병원 행사 공연 준비를 시키는 과정에서 폭언·성희롱 등의 문제가 한강 성심병원을 중심으로 불거진 것도 고질적인 악·폐습이다.

문제가 터진 병원뿐 아니라 충북지역 일부 병원도 '간호사의날' 등 공연이 있었으나, 해당 논란이 커지면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 준비에 참여했던 도내 한 병원 20대 간호사는 "준비 기간만 2주 정도 소요된다"며 "각 부서 막내 간호사 위주로 공연팀이 구성되는데 개인 의사는 없이 강제적"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태움' 등 간호사 조직 내 문제점이 공론화되고 있으나, 개선까지는 멀기만 하다.

도내 한 의료계 관계자는 "간호사 조직 내 문제가 공개되고 있지만, 선배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이게 뭐가 문제냐, 우리 때는 더욱 심했다'는 반박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개선이 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간호사 간 존중이 우선돼야 간호사들의 자존감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강준식·조성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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