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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년 古木 온몸으로 버틴 '저항의 35년'

영동 학산면 '독립군 나무' 재조명
일제강점기 헝겊 달아 '감시상황 전파' 역할
3·1독립선언문 영·호남 전달 결정적 공로도
郡, 역사적 상징물 보존 위해 주변 정비사업

  • 웹출고시간2018.02.27 21:00:00
  • 최종수정2018.02.27 21:51:29

영동군 김일환 학산면장이 일제강점기 때 박계리 '독립군 나무'의 활약상을 설명하고 있다.

ⓒ 손근방기자
[충북일보=영동] 영동에 '독립군 나무'로 불리는 느티나무가 있어 화제다.

영동군 학산면 박계리에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는 수령 350년 된 보호수(1982년 영동 43호 지정) 느티나무가 주인공.

수고 20m, 둘레 10m 되는 이 나무는 뿌리서부터 두 그루가 붙어서 자란 것처럼 두 개의 줄기가 뻗어서 나와 독특한 생김새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 나무가 독립군 나무로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실제로 이 나무는 일제 강점기 때 독립군들이 독립운동을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활동하던 독립 운동가들에게 가장 어려웠던 일은 조직 구성원간의 원활한 연락이었다.

당시 영동은 지리적으로 서울과 영·호남을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였다. 이 때문에 학산면과 양산면은 기미 독립운동이 어느 지역보다도 격렬했다.

그래서 인지 일본 순사의 감시를 피해 이 지역을 통과하는 일은 무엇보다 전국 규모의 독립운동을 전개하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

그걸 잘 아는 일본 순사들의 영동지역의 순찰과 감시는 어느 지역보다도 철저했다.

주민의 도움 없이 독립 운동가들이 이 지역을 통과하는 건 불가능해서 여러 방법을 모색하던 끝에 마을 사람들이 궁리해 낸 묘책은 나무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일본인 감시자들의 움직임을 잘 살펴보고 그 결과를 나뭇가지에 암호로 표시하기로 했다.

흰색 헝겊을 느티나무 가지 끝에 걸어서 감시상태를 알리는 방법이었다.

이는 먼 곳에서도 눈에 잘 뛸 만큼 높이 자란 나무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은밀하게 나뭇가지에 헝겊을 걸었고, 산에 숨어서 신호를 숨죽여 기다리던 독립 운동가들은 나뭇가지에 걸려 나부끼는 흰색 헝겊을 보고 안전하게 이동 할 수 있었다.

특히 3·1운동 때 이 나무는 서울에서 영·호남지방으로 독립선언문을 전달하는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광복이후 사람들은 이 나무를 '독립군 나무' 또는 '독립투사 느티나무'로 불렀다.

사람이 할 수 없었던 일을 멀리서도 눈에 잘 띄는 크기로 자란 큰 나무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마을 한 주민은 "늠름한 마을의 수호신인 느티나무가 일제 때 독립운동을 하는데 큰 역할을 해 나무를 볼 때마다 항상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며 "후손들에게 교육적 차원에서 흥미로운 사연을 가진 보호수로써 끝까지 마을을 잘 지켜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3·1운동이 일어 난 지 99년이 되는 해다.

비록 미물인 나무가 일제 강점기 때 큰 역할을 했던 나라 사랑하는 사연과 그 당시 독립정신은 지금도 이 마을 주민들과 방문객들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이에 영동군은 독립 운동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역사 깊은 이 느티나무가 오랜 세월만큼 이나 주민들에게 그늘과 쉼터를 제공하는 정신적 지주이자 역사적인 상징물이라는 점에서 올해 주변정비를 하기로 했다.

김일환 학산면장은 "독립군 나무로 불리는 나무는 전국에 학산면 박계리 느티나무가 유일한 것으로 안다"며 "독립군 나무의 숭고한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긴 스토리텔링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보호수의 건전한 생육을 위한 관광명소사업이 완료되면 편안한 쉼터를 주민들에게 만들어주고 지역의 색다른 명소로써 방문객을 맞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동 / 손근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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