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11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민은영

청주시 상당구 환경위생과 주무관

최근 고질 및 갑질 민원으로부터 고충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목소리를 높이고 삿대질을 해가며 막무가내 식으로 달려드는 갑질 민원인이 생기면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도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폭력 등의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온 행정력이 거기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다른 민원 처리 속도도 함께 늦어질 수밖에 없고 거기서 웃음 띤 얼굴로 다른 민원을 처리한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필자는 구청에서 청소와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어 많은 민원에 시달리곤 한다. 자기 집 주변이 지저분하니 청소해달라는 단순 민원부터 쓰레기 불법투기자를 반드시 잡아내고 CCTV를 자기 집 앞에 꼭 설치해달라는 민원과 내 집 앞을 주변사람들이 쓰레기 배출장소로 이용한다며 묵시적으로 합의된 기존의 배출 장소를 다른 먼 곳으로 옮겨달라는 민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원룸 주인이나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서 조차도 아파트 진입도로 청소는 물론 단지 내 불법 투기된 쓰레기를 처리해 달라는 민원까지 이어지는 것을 보면 '내 집 앞 내가 쓸기' 취지가 퇴색되는 것만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요즘 우리 사무실에도 술에 취해 툭하면 찾아와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는 공무원을 협박하는 갑질 민원인이 있다. 이러한 민원인 한 명이 사무실로 찾아오면 남자 직원 두세 명은 그 민원인 주변에서 감시 아닌 감시를 해야 한다.

몇 년 전에 술에 취해 동 주민센터를 방문한 민원인이 직원을 폭행하고 협박해 공무집행 방해 및 폭행 혐의로 고소 당한 사건이 있었다. 이후 그 직원은 교도소에 수감된 민원인이 보내온 편지를 받아보면서 또 다시 불안에 떨었다고 한다. 편지 내용을 떠나 수감된 민원인이 자기 이름을 기억하고 편지를 보낸 것 자체만으로도 불안감이 엄습했기 때문이다.

한 기업체에서 고객의 폭언 등을 줄이기 위해 가족들의 목소리로"착하고 성실한 우리 딸이 상담 드릴 예정입니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우리 엄마가 상담 드릴 예정입니다"등의 통화 연결음으로 바꾼 후 스트레스는 79%에서 25%로 감소했고, 고객들로부터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은 상담원이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그렇다. 지금의 나는 공무원이지만 직장을 떠나서는 내가 기업체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또 다른 민원인이 될 수도 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조금만 더 배려하고 이해하려 든다면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다니는 직장생활을 지금보다는 조금 더 행복하고 즐겁게 해나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분명 사랑받는 아내이며 엄마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