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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대전대학교 역사문화학과 3학년

나는 얼마 전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예비역 육군 병장이다. 군복무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지난해 6·25 전사자 유해발굴을 하면서 느꼈던 안타까움 때문이다.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쳐서 싸우셨던 호국 영령들을 국가의 품으로 모시는 숭고한 호국 보훈사업이다.

하지만 홍보가 잘 되지 않아서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나는 원래 소총수라는 보직을 받고 군복무를 하고 있었는데,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있다는 이유로 유해 발굴병으로 선발돼 작년 2월에 발굴팀에 파견됐다.

서울에 있는 부대에서 유해 발굴병 교육을 받은 다음 현장에 투입돼 지난 1년 동안 유해발굴 사업에 참여했다. 처음에 유해발굴사업에 투입될 때는 사명감이나 목표 의식이 뚜렷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발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됐고 특히 마음가짐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발굴 부대의 병사들, 유해 발굴병들이 하는 삽질과 호미질이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땅을 파는 단순한 행위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사실 그렇게 간단하게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 장병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그토록 찾으려 했던 것은 바로 국가를 위해 자신의 하나뿐인 목숨을 바쳤지만 70년 가까운 세월동안 차가운 땅속에 묻혀 방치되어 있었던 호국영령들의 유해이다.

그러므로 군 장병들이 땀을 흘리며 했던 삽질과 호미질은 단순히 땅을 파는 것이 아니라 70년 가까이 쌓여있던 호국 영령과 유가족의 슬픔을 치유해드리는 숭고한 행위인 것이다.

발굴 기간 내내 나 자신에게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끝도 없이 던졌고 내가 결론 내린 국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보훈'이었다.

더 나아가서 나는 '보훈'이야말로 국가를 존속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고 믿는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보훈'이라는 단어는 공훈에 보답한다는 의미이고 '국가 보훈'은 국가 유공자의 애국정신을 기리어 나라에서 유공자나 그 유족에게 훈공에 대한 보답을 하는 일이라고 적혀있다.

이제 호국 영령들의 외로운 시간 여행을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끝내 드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국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들도 이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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