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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 미호천(美湖川)의 역사학

음성·진천·청주·괴산 물줄기 금강으로 흘러가는 미호천수계
道 전역 휘도는 충북의 핏줄
넓은 평야지대와 나지막한 구릉 풍부한 산림 인간 삶 최적의 자연조건
청주 옥산면 소로리 볍씨 벼농사 원류 알리는 유산

  • 웹출고시간2018.02.13 20:44:07
  • 최종수정2018.02.15 19:41:27

설 특집호 기획 의도는

민족 최대의 명절 설 연휴가 시작됐다. 올해 설 연휴에는 무엇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단연 화제다. 남북 화해의 시대를 여는 모멘텀이 될지, 아니면 극단적 북미 갈등이 지속될지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오는 6월 민선 7기 지방선거도 올해 화두다. 충북지사를 비롯해 청주시장, 충북교육감, 시장·군수 선거에 쏠린 163만 도민들의 관심이 다양한 토론을 통해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끊이지 않는 대형 화재와 지진 등 안전과 관련된 문제도 대화 소재로 충분하다.

본보가 올해 신년 화두로 제시한 미호천 시대 역시 도민들의 많은 토론이 필요한 이슈다. 사람과 물이 공존하는 '미호천 시대'는 비단 청주 등 중부권만의 과제가 아니다. 태국의 차오프라야강, 대한민국의 한강이 있다면 충북은 이제 미호천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야 한다.

163만 도민 모두가 미호천 시대를 꿈꿔야 한다. 올림픽, 지방선거, 안전과 함께 밥상머리 대화 주제로 올려보자.

/ 김동민 편집국장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충북일보] 미호천(美湖川)은 우리 충북이 자랑할 만한 아름다운 이름일 뿐 아니라 천변의 자연 환경이 뛰어나, 우리 조상들이 대대로 태어나 살아가는 생명줄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사람의 몸에는 동맥과 정맥이라는 큰 핏줄이 있고 이 핏줄로부터 온몸 구석구석까지 실핏줄이 퍼져 있어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고 불순물을 깨끗이 청소해주는 역할을 하듯 자연 속에 있는 하천의 역할이 어쩌면 우리 몸의 핏줄과 그렇게도 같은지 신의 조화가 오묘할 따름이다.

충북의 물줄기는 크게 한강수계와 금강수계로 나눠진다. 청주에서 음성을 가다보면 백마령 터널을 지나 행치재를 넘어야 음성이 나오는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생가가 있는 행치재는 한강과 금강의 분수령이 되기 때문에 한금령(漢錦嶺)이라 부르기도 한다.

단양, 제천, 충주, 괴산 지역의 물줄기가 충주댐에서 모여 남한강으로 흐르는 것이 한강 수계이며, 금강 수계는 또다시 둘로 나눠진다. 보은 옥천, 영동 지역의 물줄기가 대청댐에서 금강으로 흘러가는 대청댐 수계와 음성, 진천, 청주, 괴산 지역의 물줄기가 모여서 금강으로 흘러가는 미호천 수계로 나눠지는 것이다.

미호천 수계의 지역은 주변의 넓은 평야지대와 나지막한 구릉, 풍부한 산림으로 사람들이 생활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등 인간이 살기에 최적의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미호천의 풍부한 강돌은 석기를 만드는 재료로 부족함이 없었기에 구석기시대부터 사람들이 생활할 수 있었던 환경을 제공해 줬으며 미호천 변에 있는 청주시 옥산면 소로리에서 발견된 볍씨는 우리나라가 벼농사의 원류임을 알려주는 귀중한 유산이 되고 있다.

소로리 볍씨는 충북대와 단국대 합동 발굴팀이 1997년과 2001년 오창과학산업단지 조성을 앞두고 옥산면 소로리 일대 발굴 조사를 하면서 1998년에 찾아낸 고대 벼 18톨, 유사벼 109톨을 말한다. 이때 출토된 볍씨는 대략 1만5천년 전의 것으로 학계에서 추정하고 있다.

이제까지 우리가 인류 최초라 알고 있던 중국 후난성 유적지 볍씨가 1만2천년 전의 것이므로 소로리 볍씨의 발굴은 이러한 지식을 한꺼번에 뒤집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벼농사가 중국 양쯔강 유역에서 발원해서 아시아로 퍼졌다는 기존의 경로 설을 바꾸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

이러한 사실은 이미 1만5천년 전에 한반도에 농경사회가 정착됐음을 의미할 뿐 아니라 중국 대륙보다 먼저 고대 국가가 형성되어 찬란한 문화를 일군 단군 조선의 역사가 단순한 신화가 아니요, 중국 한족의 역사를 태동케 한 동양 문화의 원조가 바로 우리 민족임을 입증할 수 있는 것이니 얼마나 가슴 뿌듯한 일인가.

미호천의 발원지는 음성군 삼성면의 마이산이다. 평탄한 구릉지대에 우뚝 솟은 마이산 정상에서 물이 솟아나므로 약수터와 쉼터를 만들어 놓고 많은 주민들이 이 곳에 올라 물을 받아다가 식수로 사용했는데 지금은 망이산성 문화재 발굴 공사를 하면서 약수터와 쉼터가 모두 없어져 아쉽다.

마이산 정상에서 솟은 물과 마이산 여러 골짜기에서 시작된 물이 양덕저수지와 모란 저수지로 모아져 금왕 지역에서 흘러오는 도청천과 합해져서 대소에서 만나고, 광혜원에서 흐르는 칠장천과 이월에서 흘러오는 물이 합해져 대소와 덕산에서 흘러오는 물과, 백곡의 계곡을 흘러 진천읍을 가로질러 내려온 백곡천, 음성의 원남과 맹동을 적시며 흘러온 물이 초평저수지로 모아져서 진천 농다리 인근에서 합쳐진다.

괴산의 사리에서 흘러온 물과 음성의 문암천, 청안의 문방천, 증평 율리에서 시작되는 삼기천이 모여 증평의 보강천을 이루고, 초정에서 흘러온 물과 넓은 오창뜰을 적시며 흘러온 물, 그리고 청주의 도심을 흘러온 무심천과 오창뜰에서 합류해 소로리를 지난다. 충남 병천에서 옥산을 적시며 흘러온 병천천이 미호천교 부근에서 합쳐지고, 조치원에서 내려오는 조천과 만나 금강으로 흘러가는 그야말로 우리 충북의 핏줄과도 같은 하천이다.

그동안 청주의 젖줄인 무심천의 물이 오염되고 각종 공단의 건설로 미호천이 죽은 하천으로 변해 걱정이 많았었는데, 하천 살리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인공 시설물을 걷어 내며 하수 정화 시설 설치와 하천 정비 사업을 하는 등 시민단체와 행정관청의 노력으로 이제는 철새가 날아오고 물고기가 노니는 아름다운 미호천을 되찾아가고 있다.

이제 우리의 무심천이 충북인의 생명 줄이요, 핏줄의 역할을 할 수가 있게 됐으니 마치 새로운 피를 수혈해 젊은 청년으로 다시 태어난 것처럼 충북 지역 발전의 힘찬 고동소리가 미호천 굽이마다 들리는 듯하다.

김동연 이사장 약력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작가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서예대전 심사위원

충북 도민대상. 청주시 문화상. 충북예술상 수상

원곡서예상. 한국예총 예술문화상 수상

청주예총 회장 역임(5,6,7代)

세계문자서예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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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