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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은 언제… 여자는 외모가 스펙' 택시 타기 겁나는 여성들

성희롱 증거확보 어려워 처벌 난망
청주시, 여성전용 '분홍택시' 축소
'여성친화도시 충북' 역행
택시업계 "카카오택시 부작용"

  • 웹출고시간2018.01.30 21:20:50
  • 최종수정2018.01.30 21:36:02
[충북일보=청주] 청주에 사는 직장인 윤모(31)씨는 택시를 타기 전 차량번호판을 꼼꼼히 살펴본다. 얼마 전 택시기사에게 들었던 불쾌한 말 때문이다. 당시 윤씨의 얼굴을 이리저리 훑던 택시기사는 '시집은 언제 갈 거냐', '여자는 하체가 튼실한 남자를 만나야 된다', '여자는 외모가 스펙이다' 등 성희롱에 가까운 말을 쏟아냈다.

윤씨는 "기사님에게 말씀을 자제할 것을 부탁할까도 생각했지만, 괜한 불안감이 들어 입을 열지 못했다"며 "어쩔 수 없이 야근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밤 늦게는 최대한 택시 이용을 줄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친화도시 충북 조성'이라는 선전에도 일부 택시기사들의 '도 넘은 발언'은 여전히 근절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택시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택시 서비스'로 인한 택시업계의 경쟁심화가 이 같은 부작용으로 나타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30일 청주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접수된 택시불편신고 중 '불친절' 항목은 2015년 12건, 2016년 171건, 2017년 443건으로 매년 큰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성희롱 등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발언들은 불친절 항목에 포함된다.

물론 이 같은 일들이 모든 택시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여성인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며, 오히려 더 조심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택시기사 김모(57)씨는 "택시를 10년 동안 몰며 그런 불미스러운 이야기는 종종 들었다"면서도 "요즘 같은 세상에서 성희롱이라니,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택시 내 성희롱에 대한 법적 처벌이 어렵다는 점이다. 택시 특성상 일정한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다. 피해 여성들은 해당 택시의 차량번호를 외워 해당 지자체 민원을 제기하는 게 전부다.

이에 청주시는 지난 2012년부터 여성전용 '분홍택시'를 운영하고 있지만, 배차나 예산 등 현실적 문제에 부딪혀 이마저도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분홍택시는 카드결제기와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 차량번호와 운전자 등 정보가 승객 휴대폰으로 발송되는 기능을 갖춘 택시다. 도입 당시 66대였던 분홍택시는 이후 증차가 이뤄지며 100여 대가 넘기도 했지만, 현재는 38대로 대폭 감소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운전자 기준이 까다로워 택시기사 확보가 어렵고, 도색 비용 등 예산 부담도 크다"며 "최근에는 카카오택시가 등장하면서 택시 이용객이 많이 줄은 상황이라 앞으로 분홍택시 증차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도내 한 택시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지역 콜센터에 택시기사들이 많이 밀집돼 서비스 교육이나 자정 노력을 하는 분위기였다"면서 "카카오택시 기사들은 번거로운 교육이 없으니, 아무래도 승객에 대한 서비스 의식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한영숙 청주YWCA 여성종합상담소 소장은 "도내 여성단체들이 택시 내 성희롱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교육을 추진했지만 잘 안 됐다"며 "택시가 '시민의 발'이라고 불리는 만큼, 회사 차원의 정기 교육과 더불어 택시기사들의 젠더 감수성 함양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 강병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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