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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커피향 묻어나는 이웃사랑

청주 성도교회 박용곤 담임목사
2012년부터 직접 내린 커피 나눔
"교회도 커피처럼 따뜻해야"

  • 웹출고시간2018.01.18 17:12:14
  • 최종수정2018.01.18 17:12:23

청주 성도교회 박용곤 목사가 직접 볶은 원두로 핸드드립 커피를 만들고 있다.

ⓒ 강병조기자
[충북일보=청주] 커피의 여유에 나눔을 더하자 새로운 맛이 탄생했다. 혀끝에서 가슴까지 전달되는 따뜻함의 풍미다.

맛의 진원지는 청주시 흥덕구에 있는 청주 성도교회다. 이곳에선 커피를 닮은 부드러운 인상의 박용곤(59·사진) 목사가 지역 주민들에게 나눠줄 커피를 손수 만든다.

박 목사는 지난 2012년부터 매달 둘째, 넷째주 목요일마다 봉명2송정동주민센터 내 '우리동네 무료카페'를 열어 커피나눔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빠짐없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한번 봉사를 나갈 때마다 보통 200잔에서 250잔이 나가요. 자동차 트렁크에 커피 기구가 가득 실려 있는 이유에요."

박 목사가 커피봉사를 시작하게 된 건 2012년 아내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서부터다. 당시 카페창업을 준비했던 아내가 매일같이 병원을 다니며 자연스레 카페의 꿈은 멀어져갔다.

하지만 박 목사는 이를 좌절하는 대신 새로운 계기로 삼았다.

"소상공인 교육부터 부지 선정까지 다 마친 상태였지만 아내의 생사가 위험한 상황에서 카페를 차릴 순 없었죠. 하지만 저희는 이마저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했어요. 커피를 판매하는 대신 무료로 나누라는 뜻으로 여겼죠."

봉사 초창기에는 재정적 어려움도 많았다. 커피 재료를 교회 돈이 아닌 박 목사의 월급으로 구입하다보니 매번 비용을 감당하기가 버거웠다.

고심 끝에 박 목사는 직접 생두를 사다가 볶아서 원두를 만들었다. 목회실 한 편에는 있는 작은 로스팅룸도 이를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그의 정성이 담겼기 때문일까. 전문적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그가 만든 커피는 지역 주민들의 마음의 벽까지 녹였다.

부임 당시 가득했던 교회에 대한 불신과 편견이 확연히 줄어든 것은 물론이다. 커피를 나눌 때부터 전도 목적이 아닌 오직 봉사에만 뜻을 두겠단 다짐 덕이기도 했다.

"봉사를 하면서 부족한 재정이 점차 채워지는 기적을 경험했어요. 커피를 마신 시민들이 재료 구입에 보태쓰라고 10만 원, 20만 원씩을 선뜻 기부해주셨으니까요."

박 목사가 시작한 나눔은 전국 각지의 교회들의 커피나눔활동으로 이어졌다. 교회 세습 등으로 얼룩진 교회의 이미지가 커피 한 잔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커피의 매력이 뭔지 아시나요. 상대에게 부담이 없다는 거에요. 밥은 계속 얻어먹으면 부담이 되지만 커피는 그렇지 않거든요. 교회의 본질도 이 커피처럼 지역 주민들을 따듯하게 보듬는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처럼 커피봉사활동을 하는 게 소박하지만 제 꿈입니다."

/ 강병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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