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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식

시인, 충북문화재단 기획전략팀장

2017년이라는 격동의 붉은 닭의 한 해를 보내고 2018년이라는 황금 개의 해를 맞이했습니다. 이 개의 해에 많은 국민들이 길들여진 개의 모습이 아닌 야생성이 살아있는 늑대의 울음을 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올 한해도 옳지 않은 것들에 맞서 진정 야생의 목소리로 더 크게 싸워야할지도 모릅니다. 이렇듯 새해를 맞이하며 마냥 들뜰 수 없는 것은 아직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입니다.

지난 한 해는 분노와 환희를 한꺼번에 누린 그런 한 해였습니다. 암울했던 지난 시절을 한꺼번에 날려버린 위대한 국민의 힘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이렇게 가슴 뜨겁게 대한민국을 내 안에 담고 살았던 날들이 얼마나 될까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평생을 길 위에서 살았지만 내가 가는 길이 이토록 떳떳했던 적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새 정부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에서 한발 더 다가가고 긍정의 눈으로 그간의 상황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새 해 들어 "1987"이라는 영화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6월 항쟁의 그 뜨겁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를 보며 '연희'가 느끼는 은폐된 진실에 대한 분노와 이를 밝히기 위한 작은 용기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이 나 혼자만의 느낌일까요. 촛불의 광장에서 30여년을 거슬러 올라 독재와 탄압에 항거하며 분노하는 자신의 모습을 다시 보았다면 이상한 것일까요.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나라가 젊은 가슴들이 목숨 건 용기로 이루어진 위대한 나라라는 사실에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그러나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라고 반문하는 연희의 말과 같이 지금 우리의 모습은 사는 게 여전히 팍팍하고 아픈 게 우리의 삶 아닌가요. 87체제가 그렇듯이 촛불도 국민들의 여망을 등에 업은 정치의 진영논리에 국민들은 상대적으로 비켜 서 있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요. 그리고 지금 우리는 행복한가요.

지금 문재인정부의 노력은 가히 눈물겹습니다. 촛불의 광장에서 이루어진 정부이기에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적폐청산이 모든 것에 앞서 첫 번째 과제로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을 번번이 가로막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사회에 수십 년간 켜켜이 쌓여진 기회주의적 관료성과 식민지적 인식의 적폐들 이었습니다. 더불어 참으로 변화무쌍한 이 땅 지식인들의 모습들 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적폐들을 단 순간에 무너뜨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적폐를 무너뜨리지 않고는 촛불의 과제를 수행해 내기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은 지금도 여전히 비정하고 폭력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에게 촛불은 완성이 아니라 진행이고 더불어 아직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진정 우리에게 6월과 촛불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요.

이제 적폐는 우리 안에서 보아야 합니다. 우리에게 내재되어 있는 관료성과 기회주의와의 싸움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그간 교육되어지거나 습관화된 관료주의와 식민성은 없는지, 인간다운 자유로움을 제약하는 자신의 검열은 없는지 뒤 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6월과 촛불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그만큼 스스로가 감내하고 싸워나갈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광장의 언어로 이야기하며 가슴을 나누듯 생각과 행동도 그러해야 할 것입니다. 서로를 품어주고 가슴으로 말을 나누는 그런 세상이 되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구태를 시급히 개혁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닭죽 쑤어 개 주지 말고 정신 바짝 차려 기억하고 실천해 내야 합니다. 그것이 촛불의 명령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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