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3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8.01.03 13:21:47
  • 최종수정2018.01.03 13:21:47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미호천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은 어떻게 해서 생겨나게 되었을까?

음성군 삼성면 마이산 발원지부터 여러 지역을 지나며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 하던 하천이란 점에서 아름다운 하천인 '미호천(美湖川)'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라 주장하는 학자도 있지만 하천 이름을 갑자기 새로운 이름으로 만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미호천을 이루는 각 하천의 이름에 대한 역사적 기록을 살펴보면.

조선시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오근진은 고을 북쪽 20리에 있으며 청안현 번탄에서 흘러내려온다"는 구절이 있으며 '대동지지'에서는 "작천은 서북쪽 20리에 있는 청안의 번탄에서 서남방향으로 오근진, 작천, 진목탄, 망천, 부탄을 거쳐 흐르며 연기의 동진강에 이른다"고 돼 있다. 19세기에 간행된 '청주읍지'에서 "작천은 고을의 북쪽 20리에 있다. 각각 물줄기의 맥은 진천, 청안, 괴산, 회인의 경계에서 나와 작천으로 합류한다. 상류는 오근진이 되고 하류는 진목탄이 되어 연기와의 경계인 동진에 닿는다"고 되어 있다. 어느 기록에도 미호천이라는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미호라는 이름이 나오게 된 근거가 될 수 있는 유사한 이름의 하천명으로 청주시 강내면의 '미곶(미꾸지)'이 있는데 미호천의 가장 하류라는 위치로 보아 이 이름이 미호천이라는 이름을 만들어내는 뿌리가 되었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이 있어 보이므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타당한 근거를 찾아보고자 한다.

서울대학교 규장각 소장의 대동여지도(1872년)를 보면 오늘날 청주시 오송읍 서평리와 동평리, 그리고 세종특별자치시 연동면 예양리 부근을 흐르는 하천을 '彌串(미곶)'이라 표기하고 있다. 주민들이 지금까지 미꾸지라 불러오는데 아마도 조선시대에도 미꾸지라 부르는 이름을 한자로 '彌串(미곶)'으로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미꾸지'란 무슨 의미일까?

'뾰족한 지형이나 하천 아래 삼각주 지형'을 예로부터 '호미곶, 장산곶'과 같이 '곶'이라 불러 왔으며 지명에서 '고지, 꼬지, 꽃, 구지, 꾸지' 등으로 변이되어 쓰여 왔다. 따라서 '미꾸지'의 '꾸지'는 '곶(串)'의 의미임을 알았을 것이므로 쉽게 '곶(串)'으로 표기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미'는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가 있다. 우선 '용이라는 의미의 '미르'로 보아 물과의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으나, 지명에서는 '미'가 주로 '뫼'의 변이음으로 쓰이고 있으므로 '산(뫼)'의 의미로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뒤에 붙는 '꾸지(串)'가 산줄기가 뾰족하게 뻗어내려온 지형을 의미하며 양 옆으로 물이 흘러 삼각형 부분(삼각주)을 만들게 되므로 지형으로 보아 미꾸지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한 표현이며 지형을 가지고 만들어지는 지명으로서의 유연성으로 보아 가장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면 왜 일제가 미곶천이라 하지 않고 미호천이라는 말을 쓰게 되었을까?

한국말에 익숙하지 않은 일본인으로서는 한자의 한국식 음과 일본식 음에 대해 혼란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串의 음은 곶인데 일본어의 호(湖)의 음이 고(ko)이므로 미곶강이라는 발음이 일본사람들에게는 미호강으로 표기하게 되므로 미호강으로 쓰게 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된다. 특히 일본의 돗토리현 서부에 위치하며 시마네현에 접하고 산인자방의 중앙부에 위치한 요나고 공항을 일본사람들은 다른 말로 미호비행장이라 부른다. 그리고 시가현에는 미호뮤지엄이 있는데, 이 곳은 '루브르 피라미드'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건축가 이오 밍 페이가 설계해 1997년 완공하였으며 들어가기에 앞서 지나는 터널 끝에 만개한 벚꽃과 햇빛이 어우러져 온통 분홍빛으로 물드는 장관이 연출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북한 지역에도 평안북·남도 경계에 흐르는 미호강이 있으며 중국과 일본에서 하천의 이름으로 많이 쓰이는 이름인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인들이 미곶천을 미호천으로 표기하게 된 충분히 이유가 될 것으로 생각되며 미곶이 미호천이라는 이름의 뿌리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지 않을까?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