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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학

충북문화원연합회 사무처장

새해가 시작된 지 3일이 지났다. 새해에는 서로 복을 기원하고 작심삼일이 될지도 모르는 한해의 계획들을 세운다. 많은 이들이 토정비결이나 사주, 점 등을 통해 한해의 운세를 점치기도 한다. 올해는 선거가 있으니 여기에 나서려는 사람들 발걸음이 더 분주했을 듯싶다.

운세를 단순히 재미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미래를 점술에 의지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놀라울 정도로 많다. 5년 전에 실시한 어떤 연구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점을 쳐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38.3%로 나타났다고 한다. 1,000만 명 이상이 점을 쳐본 경험이 있단 뜻이다. 더 의외인 것은 이른바 지식층이라는 사람들이 더 많이 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역술인은 약 100만 명, 점보는 데 지출하는 비용은 적게는 4조원 많게는 7조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웬만한 중견 기업 매출액을 웃도는 규모다. 이 정도면 점의 과학적 효용성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점술을 보는 경로도 다양해졌다. 점집을 직접 찾아가기도 하지만 신문에 실리는 오늘의 운세를 보는 사람도 있고, 웬만한 대학이나 기관의 평생교육기관에 자리 잡고 있는 역학강좌나,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등 IT 기기를 이용하기도 한다. 어떤 사이트는 하루 방문객이 10만 명이 넘고,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사람도 25만 명이 넘는다고 하니 가히 점보는 사회라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거의 신앙적 수준인 경우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젊은 층들이 점에 급속히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사회적 비용도 비용이지만 젊은이들이 장래를 점에 의지하려 할수록 합리적인 문제 해결 의지보다는 운명론적 가치관으로 기울게 되고, 그에 따른 비과학적인 삶의 행태와 정신적 폐해가 더 걱정된다.

점이나 미신은 대개 혼돈과 혼란의 시대에 흥한다. 장래에 대한 예측 욕구와 두려움이나 불안을 해소하려는 심리기제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추구하는지를 모르는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사람일수록 더 점을 가까이 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단지 점괘 뿐 아니라 점술가와의 대화가 일종의 상담으로 작용해 정신적 위안을 갖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머리는 미신이라고 하면서도 마음은 점에 빠져들고 배척할 수 없는 것이다. 건국 초기부터 미신을 타파하자는 운동까지 펼쳤지만 수그러들지 않고 입시나 이사, 연애와 결혼, 사업, 선거, 건강 등 인생의 많은 분야에서 점에 의지하는 것도 이런 연유일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장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최근 젊은 층의 점보는 인구 증가세가 이를 반증하고도 남는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취업 절벽이라는 벽 앞에 서 있다는 불안감과 점에 의지해 위안을 받고 싶은 심정 때문이다. 그 불안이 개인적 이유일 수도 있고 사회적 환경 때문일 수도 있지만 첨단 과학기기를 사용하면서도 점에 의지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이고 바람직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미래를 두려워하거나 예측하고 싶은 사람 심리가 변하지 않는 한 점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끼치는 영향은 줄지 않을 것이다. 합리적이고 건강한 사회,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 상식이 통하는 정의로운 사회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점에 의지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황금개띠 해라는 올해 황금 같은 미래를 위해 젊은이들이 점으로 복을 구하거나 위안을 얻기보다는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용기와 도전으로 스스로 미래를 개척해가는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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